"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머리카락 뽑아요"… 의사 진단은?

입력 2023.12.03 14:00
머리카락을 만지는 모습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30대 직장인 A씨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이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어진 습관으로, 자주 머리카락을 뽑다보니 머리숱도 점점 줄어간다. 걱정이 돼 병원을 찾은 A씨는 의사로부터 ‘발모벽’에 의한 견인성 탈모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발모벽은 특정 상황에 처할 때마다 습관적·반복적으로 털을 뽑는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다. 보통 아동기 또는 18세 이전에 시작되며, 만성화될 경우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발모벽이 있으면 특정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곤 한다. 스트레스나 불안, 긴장, 우울, 좌절감, 지루함 등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고, 만족감, 안도감, 기쁨 등을 느끼는 식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무의식적·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뽑기도 한다. 보통 머리카락을 뽑지만, 눈썹, 속눈썹, 턱수염 등을 뽑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다리털, 음모 등을 뜯기도 하는데, 통증을 호소하진 않는다.

발모벽은 견인성 탈모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머리카락을 계속 뽑다보면 모낭 재생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면서 자주 뽑는 부위 중심으로 부분 탈모가 발생하고, 심하면 머리 전체로 증상이 확대된다.

발모벽이 의심될 때는 탈모 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인지행동요법을 통해 머리카락을 뽑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며, 머리카락을 뽑아도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환자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을 정상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면 강박장애에 투여하는 ‘클로미프라민’이나 선택적 세로토닌계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발모벽은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조기 발견할 수 있다. 증상이 있어도 환자가 이를 숨기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자녀의 머리카락이 끊어져 있거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듬성듬성 머리카락이 빠졌을 때는 발모벽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