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보다 10배 작은 곳에서… '파크골프' 운동 될까? [뜨는 시니어 운동]

입력 2023.11.29 07:00
파크골프
사진=충남도 제공. 조선일보 DB
골프 인기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함께 인기 가도에 오른 스포츠가 있다. 바로 파크골프다. Park(공원)와 Golf(골프)를 합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필드가 아닌 집 앞 공원에서 골프보다 간단한 규칙으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변형된 스포츠다. 처음 국내 들어온 건 2004년으로, 20년이나 지났지만 파크골프를 본격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건 비교적 최근인 2020년부터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20년 4만 5000명이던 동호인 수가 2021년 6만 4000명, 2022년 10만 6000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올해는 11월 기준 14만명을 넘겼다. 이용자 수가 늘어나자 지자체에서도 파크골프장을 증설하겠다고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을 정도. 특히 시니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운동으로서는 어떨까? 건강 효과가 있을까?

◇어렵고 힘든 골프 대신 쉽고 재밌는 파크골프로
건강 효과를 알려면 어떻게 즐기는 스포츠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3~4명이 1조로 코스를 도는데, 일단 이용하는 땅의 면적이 일반 골프장보다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좁다. 기준 코스는 총 9홀로, 기준타수가 3개인 파 3홀(40~60m) 4개, 파 4홀(60~100m) 4개, 파 5홀(100~150m) 1개로 구성된다. 2개 코스를 진행해 18홀로 진행하기도 한다. 걸리는 시간은 조마다 차이는 있지만 18홀 기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규칙은 골프와 비슷하다. 다만, 채와 공은 다르다. 14개까지 클럽을 들고 다닐 수 있는 골프와 달리 파크골프에서는 86cm 이하 채 하나로 티샷, 세컨드샷, 어프로치샷, 벙커샷, 퍼팅 등을 모두 친다. 또 공은 골프공보다 크다. 약 80~95g으로, 골프공(45.93g)보다 두 배 가까이 무겁고, 지름은 6cm로 약 4cm인 골프공보다 2cm 정도 더 길다. 다만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부드럽고, 안전하다. 공이 큰 만큼 홀도 일반 골프보다 2배 가까이 넓어, 성취감을 맛볼 가능성이 크다. 대한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접근성이 큰 게 장점인 운동"이라며 "멀리 골프장을 찾아갈 필요 없이, 집 바로 앞 골프에서 채 하나로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고, 가격도 파크골프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5000원에서 1만원 내외에 무료 이용이 가능한 곳도 많다"고 했다. 이어 "이런 장점들로 일반 골퍼 중 파크골프를 치러 오는 유입 인원이 늘고 있다"고 했다.

◇65세 이상 시니어에겐 최고의 운동
파크골프는 골프에서 규칙도 거리도 덜어낸 것이라 운동이 안 될 것만 같다. 그러나 65세 이상 시니어에게는 최고의 운동 방법이다. 실제로 부모님과 종종 파크골프를 즐긴다는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는 "부상 위험이 큰 장·노년층에게 특히 좋은 운동"이라며 "카트 없이 걸어 적당한 유산소 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대부분 부드러운 흙·잔디 길에서 이뤄져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뼈와 근력을 단련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골프는 몸을 한쪽으로만 비틀며 순간적인 힘을 내야 한다"며 "실제로 골프하다가 갈비뼈 골절, 척추 부상 등으로 병원을 찾는 장·노년층 환자가 많은데 파크골프는 그럴 위험이 훨씬 적다"고 했다. 파크골프 18홀 게임을 하면 약 1500~2000보 정도를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다. 게다가 공을 치며 중심을 잡을 때 하체에 힘을 줘야 하는데, 이 행동 자체가 노령층에겐 근력운동이 될 수 있다. 인지기능과 집중력에도 도움이 된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임오경 교수는 "파크골프는 장타가 아닌 바로 앞에 목표가 있는 단타로 딱 맞춰서 홀에다 공을 넣는 스포츠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이런 활동은 노인들의 뇌 기능 저하에도 좋다"고 했다. 또 친구, 가족과 교류하며 즐겁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정신 건강에도 좋다. 실제로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부설 재활연구소 연구팀이 65세 이상 후천적 관절·지체기능장애 노인 24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파크골프를 치게 한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수치 등이 감소하고, 간장, 우울, 분노, 피로 등의 점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 개선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다가 자꾸 넘어진다면 근육 부족하다는 신호
파크골프를 하면서 자꾸 넘어진다면 추가적인 걷기 운동이 필요하다. 김상민 교수는 "땅이 평평한데 자꾸 넘어진다면 양쪽 다리 근육 균형이 안 맞는 등 근육 부족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노년층엔 발목과 무릎이 약해 체중 부하를 견디기 어렵고 균형잡기 어려워 길에 난 작은 굴곡에도 쉽게 중심을 잃고 넘어진다. 아무래도 파크골프는 야외에서 하는 스포츠다 보니 간혹 돌부리나 불규칙한 지면이 있어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땅이 딱딱해지는 겨울철에 주의해야 한다. 넘어지는 게 반복된다면 다리 강화를 위해 파크골프는 물론 부가적으로 더 자주 멀리 걸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실내에서도 의자 등받이를 붙들고 발가락 끝으로 서서 무릎을 굽혔다 펴는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오경 교수는 "아무래도 겨울에는 혈압도 올라가고, 근육도 굳는 시기라 파크골프라도 부상 위험이 커지는 시기"라며 "영하 날씨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혹여 겨울에 파크 골프를 즐기게 된다면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장갑, 발 등 보호장구를 잘 차고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