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절반이 비만… 다이어트약이 필요한 경우는?

김연휘의 근거로 알려주는 의학 퀴즈

비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말 질병관리청에서 발간한 ‘국민 건강 영양조사 기반의 비만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남성 2명 중 1명, 성인 여성 3명 중 1명이 비만이었습니다. 비만은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요소인 만큼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오늘의 퀴즈: 비만인 사람은 병원에서 처방하는 다이어트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입니다.

건강에 더 도움이 될 방안을 택해야 하므로, 비만에 의한 급성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및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성과 병원 처방 약물의 부작용, 이 두 가지 사이의 득과 실을 고려하여, 아래와 같이 비만 관련 동반 질환 유무에 따라, BMI 27 이상부터 사용 고려를 권장 드립니다.

<약물적 치료 기준>
1)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 이상인 경우
2) 동반 질환이 없으면서, BMI 30가 이상인 경우
(✔ BMI 계산 방법은? 자신의 몸무게(kg)를 자신의 키(m)로 나눈 후, 다시 한번 키(m)로 나누어 주세요.
예: 164cm 여성 기준, BMI 23~24.9는 61.8~67kg 정도, BMI 20은 53.8kg 정도,
177cm 남성 기준, BMI 23~24.9는 72~78kg, BMI 20은 62.7kg 정도입니다.)

참고 자료 1. 아래는 미국 의사협회의 공식 학술지인 JAMA라는 유명 저널에 실린 논문이며, 펜터민-토피라메이트(식욕억제제, 향정신성 약물), GLP-1 작용제(삭센다), 올리스텟 등 몇 가지 다이어트 약의 효과를 비교한 논문입니다. 다이어트 효과는 펜터민-토피라메이트가 가장 좋고, 그다음으로 GLP-1작용제(삭센다)가 좋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출처: JAMA. 2016 Jun 14; 315(22): 2424–2434.
참고 자료 2. 문제는 이러한 다이어트 약물은 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 가능성 또한 고려를 해야 하는데요. 우선 펜터민-토피라메이트는 각성제인 암페타민을 변형시켜 만든 암페타민 유도체 계열의 향정신성 약물입니다. 향정신성 약물이다 보니 중추신경계인 뇌에 작용을 하면서 뇌에서 도파민을 증가시키고, 이 도파민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우리 몸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몸을 더 긴장하게 만들고 식욕을 떨어뜨려줍니다. 뇌에 작용하는 향정신성 약물인 만큼 의사의 판단하에 필요시 단기간 사용이 권장되며, 오남용 시에는 환각, 망상 등 심각한 정신 증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유의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마찬가지로 JAMA에 실린 최근 연구 결과인데, 한국에서는 상품명 ‘삭센다’로 잘 알려진 GLP-1(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에 작용하는 약물인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입니다. 연구 결과, 해당 약물들은 췌장염, 장폐색, 위마비 등 심각한 위장질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나왔습니다. 해당 연구는 2006~2020년 총 15년 동안 미국에서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의 처방받은 1600만 명의 건강보험 청구 기록을 통해, 해당 약물과 위장질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이를 다른 비만치료제인 '부프로피온-날트렉손'(콘트라브) 사용자와 비교를 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의 사용자들은 콘트라브 사용자에 비해 담도 질환 발병 가능성 1.5배, 췌장염 발병 가능성 9.09배, 장폐색 발병 가능성 4.22배, 위마비 발병 가능성은 3.6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JAMA. 2023 Oct 5:e2319574.
이와 같이 다이어트 약물 사용 시 부작용 또한 면밀히 고려가 되어야 합니다. 의사의 판단하에 BMI가 높아 다이어트 약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라도 살을 빼는 것이 건강상 유리하다면 사용해 볼 수 있으나, BMI가 높지도 않은데 미적인 목적으로 마른 체형을 위해 다이어트 약을 사용하는 것은 득과 실을 고려해 권장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3. 그러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Classic is the best라는 말이 있듯이, 뻔한 말이지만 식단 조절과 운동입니다. 식단 조절만으로 덜먹거나 굶어서 살을 빼면 쉽지만 근육 또한 빠지므로, 건강 측면에서는 근육량 유지를 위해 식단 조절 외에도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럼 운동을 얼마큼, 어느 정도 강도로 해야 할까요? 저명한 내과 서적인 헤리슨 내과학의 비만 치료 파트에서는 “운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감소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300분 이상 중간 강도의 운동은 체중 감량과 감소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에 필요하다”라고 나와있습니다. 여기서 중간 강도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수영 정도를 뜻하며, 권장되는 운동시간은 1주일에 300분 이상, 하루 최소 43분 이상입니다.
출처: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20th Edition, p2847
오늘의 결론,
1. 모든 비만인에게 병원 처방 다이어트 약이 권장되지는 않으며, 비만에 의한 질환 발생 위험성과 약물의 부작용 사이의 득과 실을 고려해야 하므로, 아래에 해당될 경우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 이상인 경우
- 동반 질환이 없으면서, BMI 30가 이상인 경우
위의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미적인 목적으로 마른 체중을 위해 다이어트 약을 사용하는 것은 득과 실을 고려해 권장되지 않는다.

2. 특히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의사의 판단하에 사용하게 될 경우 단기간 쓸 수 있으며, 오남용 시 환각, 망상 등과 같은 심각한 정신 증상이 유발될 수 있어 매우 유의해야 한다.

3.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식단 조절을 통해 살을 빼고, 반드시 운동을 병행하여 근육량을 유지 또는 증가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