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에 누런 얼룩이 꿀이라던데… 진실은? [주방 속 과학]

입력 2023.10.08 12:00
사과, 배
사진=조선일보 DB, 이슬비 기자
#50대 주부 A씨는 추석 때 사용하고 남은 사과와 배를 가른 후 깜짝 놀랐다. 너무나도 멀쩡해 보였던 사과와 배 과실에 누런 얼룩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얼핏 사과에선 노란 얼룩이 꿀이라고 들은 게 생각났고, 두 과일을 먹어도 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사과와 배는 같은 이유로 과실이 갈변된다. 그러나 '먹어도 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약간 다르다. 사과는 얼룩이 노란색일 땐 먹어도 된다. 그러나 배는 어떤 경우에도 먹지 않는 것이 낫다.

과실 내부가 갈변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노화와 꿀이다. 먼저 사과부터 살펴보자.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 이동혁 소장은 "사과 내부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물의 노화 과정 중 생기는 것이고, 노란색 얼룩은 일명 꿀이라고 볼 수 있다"며 "노화로 생긴 갈색 얼룩은 특별히 사람에게 치명적인 물질이 생기지는 않지만, 맛이 씁쓸해지므로 도려내고 먹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노화는 저장 방법에 따라 촉진될 수 있다. 김치냉장고에서 보존했을 때 가장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상온에서 보관할수록 내부에 갈색 변화가 빠르게 생길 수 있다. 이동혁 소장은 "노란색 얼룩은 사과 속 포도당이 천연과당 성분인 소르비톨로 변하는 밀 증상으로 생긴 것"이라며 "이 물질이 생겼을 때 일반 사과보다 더 달아져 꿀이라고 흔히 부른다"고 했다. 달지만 건강에는 좋다. 많은 연구를 통해 사과를 통해 만들어진 천연과당 성분인 소르비톨은 당뇨병 환자가 먹어도 혈당을 올리지 않아 괜찮은 것으로 확인됐다.

배도 저장을 잘못하거나 밀증상이 일어났을 때 과실에 얼룩이 생긴다. 사과와 달리 두 증상에서 생기는 얼룩 모두 갈색이다. 농촌진흥청 배연구소 서호진 연구사는 "지금 관찰되는 배 속 갈변 현상은 밀증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밀증상은 배가 자라는 생육기때 온도가 너무 높으면 나타나는데, 이번 여름이 유독 더웠기 때문에 밀증상이 생긴 배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사과와 같이 과당이 모여있는 증상이긴 하지만 오히려 안 좋은 향이 나거나 맛이 변하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저장을 잘못했을 때도 갈변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유는 품종에 따라 다른데 붕소나 칼슘 등이 결핍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추정된다. 이때도 맛과 향이 안 좋아지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