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성인 자폐성 장애 환자 훈련 프로그램 개발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연구팀이 자폐성 장애를 가진 성인을 위한 실행기능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효과를 검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자폐성 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 발달 장애로, 지적 능력에 문제가 없어도 실행기능에 결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실행기능이란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분배해 우선순위에 따라 시행하는 등 다양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데 필수 인지처리 과정이다. 실행기능이 부족하면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실천하지 못하고, 주변 환경의 예상치 못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실행기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학습한 기술을 다양한 상황에 적용·실행해야 한다. 다만 기존에 개발된 자폐증 환자 실행기능 훈련 프로그램은 대부분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개발·진행됐다.

연구팀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성인에게 계획 세우기, 시간관리 등 다양한 실행기능 전략을 학습·적용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독립된 성인으로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실행기능 훈련 집단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후 프로그램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지적 장애가 없는 자폐성 장애 성인 30명을 프로그램을 시행한 ‘치료군’과 시행하지 않은 ‘대기군’으로 나눠 검사·설문을 진행하고 실행기능과 적응행동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치료군은 대기군보다 일상에서 실행기능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중간-사후-추후 평가에서 치료군은 실생활 실행기능 결핍 정도가 점차 감소했으며, 생활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의사소통, 자기관리 등을 포함하는 적응행동 또한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참여자들의 프로그램 내용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 4.5점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프로그램 내용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난이도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효과성이 검증된 훈련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자폐성 장애 성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희정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훈련 프로그램이 자폐성 성인의 실행기능을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자폐성 장애뿐 아니라 재활 단계에 있는 정신 장애인들의 프로그램에도 활용이 가능하고, 청소년·아동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도 응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시아 정신의학회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