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맛을 지닌 '감정 눈물' 그리고 인공눈물

입력 2023.06.10 11:00

눈물
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눈엔 밤낮으로 눈물이 고여있다. 이 말을 의학적으로 번안하면 ‘인체의 결막과 각막은 항상 눈물막에 쌓인 채로 보호받는 중이다.’ 대기 중의 오염물질과 액정이 쏘아대는 칼날 같은 빛으로 인해 우리 눈은 메말랐다. 그래서 인공눈물의 전성시대다. 눈물막은 각막으로부터 멀어지며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으로 구성된다. 인공눈물은 세 개의 층 가운데 어느 하나와 비슷한 물질이어야 한다.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사는 인공눈물은 세 개의 층 가운데 수성층을 보강한다.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란 고분자 화합물이다. 셀룰로오스는 식물의 세포벽을 만드는 바로 그 섬유소다. 산소, 수소, 탄소가 결합한 탄수화물이지만 녹말처럼 물에 녹진 않는다. 눈물막에 침투한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는 수분을 품은 채로 제 몸을 유지하면서 수성층을 풍성하게 해준다. 따갑고 아렸던 내 눈이 잠시나마 쉴 기회를 얻는다.

◇각기 다른 맛을 지닌 ‘감정 눈물’
인공눈물의 즉각적 효용 때문에 진짜 눈물의 신비한 능력이 잊히는 중이다. 눈물은 용도에 따라 세 가지다. 기본 눈물(basal tears)은 밤낮으로 눈에 고인 그 눈물이다. 눈물샘은 끊임없이 눈물을 분비하고, 우리는 쉴 새 없이 눈을 깜빡이는 방법으로 눈 전체를 적신다. 반사 눈물(reflex tears)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양파의 알리신 성분이나 티끌이 눈을 건들 때 보호자로 나선다. 감정 눈물(emotional tears)은 희로애락의 눈물이다.

감정과 정서 차원의 눈물은 상황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인다. 맛부터 다르다. 전문가들은 감정 상태에 따라 눈물의 맛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슬퍼서 흘리는 눈물(sad tears)은 시다. 분노를 참지 못해 흘리는 눈물(angry tears)은 짜다. 기쁨의 눈물(happy tears)은 달다.

현대인에게 인공눈물은 흐린 시야를 순간적으로 밝혀주는 한 방울의 명약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세균 오염으로 인한 치명적 부작용(2023년 초 미국에선 실명 사고가 잇따랐다)이 아니어도, 과도한 인공눈물 사용은 눈물 속 단백질 농도를 낮춘다. 단백질 중엔 우리 몸에 침입하는 세균, 바이러스와 싸워주는 라이소자임(Lysozyme) 같은 효소도 있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인공눈물의 폐해는 진짜 눈물을 마르게 하는 데 있다. 인공눈물은 고작 메마른 눈 표면을 일시적으로 촉촉하게 해줄 뿐이다. 짭조름한 눈물로 분노를 삭이고, 신맛 나는 눈물로 슬픔을 잠재우고, 달콤한 눈물로 기쁨을 나누는 풍경을, 요즘 같은 인공눈물의 시대엔 보기 쉽지 않다. 눈물 없는 시대는 거칠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