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병' 극복… 정말 흐르는 시간만이 답일까?

입력 2023.06.04 23:00

앉아 있는 여성의 하체
상사병 극복을 위해서는 평소 자신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누구나 한 번쯤은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한 상사병으로 힘들어 한다. 상사병(相思病)이란 마음에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한 나머지 생겨난 마음의 병으로 정의된다. 흔히 상사병은 시간이 흐르는 것만이 유일한 치유 방법이라고 여겨지는데, 정말 그럴까?

◇중독에 의한 금단 증상과 유사
상사병의 증상은 중독에 의한 금단 증상과 유사하다. 보통 실연을 당한 이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우울해하거나, 만나지 못하는 것에 불안해하거나, 계속 연락하고 잠을 못 이루는 등의 행동들을 금단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강도형 원장은 "상사병은 불안반응을 보이나 강박증, 불안증으로 보기보다 중독에 의한 금단 증상과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럿거스대 헬렌 피셔 교수 연구팀이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 활동을 연구한 결과,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에 나타나는 반응이 마약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중독 반응과 비슷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뇌를 영상으로 촬영한 결과 쾌락의 중추인 '복측피개영역(VTA)'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VTA는 보통 코카인 등에 중독되었을 때만 활성화된다. 마약이 뇌에서 도파민 생성을 촉진해 중독 현상에 이르게 하는 것처럼, 사랑에 빠졌을 때 역시 VTA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루시 브라운 박사 연구에서도 사랑이 중독 증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이 이별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남아 있는 사람들의 뇌를 관찰한 결과, 보상을 느끼게 해주는 부위인 '측촤핵(Nucleus Accumbens)'이 활성화된 것이다. 측촤핵은 마약 중독자가 코카인 등을 간절히 원활 때 활성화되는 영역으로, 사랑하면 보상을 느낌으로써 사랑을 더욱 갈구하게 만들어진다는 것이 입증됐다.

◇극복 위해서는 운동·대화해야
상사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강도형 원장은 "운동은 사랑할 때 분비됐던 호르몬인 엔도르핀과 도파민 수치를 다시 올려주는 대체제"라고 말했다. 실제 남호주대학교 벤 싱 박사 연구팀이 1039건의 임상시험과 97건의 문헌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운동은 진통제보다 진통효과가 40~200배 강한 신경전달물질인 베타 엔돌핀과 도파민을 분비해 상담치료나 약물요법에 비해 우울증·불안증·심리적 고통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 원장은 "사랑할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유대감 있는 사람과 대화할 때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말하는 과정과 상대의 조언을 듣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황과 감정에 대한 객관화를 하게 돼 상사병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상사병 증상이 우울증 증상으로까지 이어져 잠을 못 자고, 식이 패턴에 문제가 오는 등 신체적인 증상까지 동반돼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면,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강 원장은 "자꾸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충동 욕구가 들고, 범죄에 가까운 생각들이 꼬리를 무는 날들이 이어진다면 전문 의료 기관에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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