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허리에 부담주는 건 사실… 요통 예방하려면

'골닥' 서경묵의 골프 이야기

골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골프 시즌이 시작됐다. 그러나 허리가 아파서, 다리가 아파서 좋아하는 골프를 즐기지 못하는 골퍼도 있다.

골프는 철저하게 같은 자세를 한 채 한 방향으로 공을 치는 운동이다. 몸의 균형이 깨지기 쉬우며 특히 척추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지나친 연습으로 척추측만증이 생기거나 골반과 척추가 붙는 천장 관절이 이완돼 만성 요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내 유명 프로 골퍼들이 요통으로 병원을 찾아와 검사를 해보면 척추와 골반이 틀어져있는 경우가 많고, 척추의 한 방향 회전이 어느 운동보다도 많아 척추의 비대칭 노화가 빨리 온 경우 또한 쉽게 볼 수 있다.

요통은 골퍼가 아니라도 누구나 일생에 한 번 이상 겪을 수 있는 아주 흔한 질환이다.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통증으로 알려져 있다. 요통이 발생하면 많은 환자가 ‘나 디스크 같아’라고 이야기하지만, 척추디스크 탈출로 인해 요통이 오는 경우는 전체 요통 환자 중 10%도 되지 않는다. 이 중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10%도 안 된다. 즉 수술해야만 하는 경우는 요통 환자의 1% 이하라는 이야기다. 최근 척추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의 모임에서 우리나라는 척추수술을 너무 쉽게 결정하고 수술 빈도가 너무 많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의사와 환자 모두 심각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얼마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척추의학 잡지에서 외상없이 발생한 요통에서 수술을 한 경우와 수술을 하지 않고 운동치료와 물리치료만 받은 경우를 5년 동안 추적 조사한 논문이 소개됐다. 결과는 놀랍게도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허리에 이상이 없는 40·50대 성인을 대상으로 척추 MRI검사 결과 40% 정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는 논문 보고도 있다. 즉 ‘척추수술은 아주 신중히 최소화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중 요통으로 골프 자체가 괴로워지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꽤 볼 수 있다. 특히 시니어 골퍼들에게는 골프관련 부상 중 1, 2위를 다투는 것이 요통이다. 요통을 갖고 있는 골퍼들의 호소는 다양하다. ‘멀쩡하다가 라운드만 하고 오면 며칠 간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파 라운드 할 때 걷기 힘들지만 불가피한 라운드는 하고 있다’, ‘연습장에서 공만 치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오후쯤 되면 조금 나아지는데 계속 골프를 해도 되나’ 등과 같이 골프와 요통의 연관성에 대해 질문한다. 한편으로는 골프를 하면서 만성요통이 좋아졌다는 사람들도 있다. ‘과연 골프는 허리에 좋은가, 좋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골프는 철저히 한 방향 척추 회전운동이기에 허리와 복부 근육이 약한 경우 허리에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척추관절에 이상이 있었을 경우 골프를 시작한 후 만성 요통이 완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요통의 원인이 달랐기 때문이다. 요통의 정확한 원인을 알고 골프를 해야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spine’이라는 의학저널에서 재미난 논문을 읽은 적 있다. 골프와 같은 회전 운동에서 복부근육과 허리근육의 근력과 지구력을 비교한 결과, ‘복부근육이 약한 사람들이 요통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거꾸로 말하면 복부근육을 강화하면 요통에 걸릴 확률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중년 이후 늘어만 가는 배 둘레를 줄이고 골프로 인한 요통도 예방 할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아침, 저녁 10분 정도 스트레칭과 1분 이상 프랭크 자세, 윗몸일으키기를 통해 복근 강화하기.
2. 직장에서는 허리를 곧게 세워 앉고, 씩씩하고 빠르게 계단 또는 사무실 걷기를 통해 전체적인 근육의 지구력과 균형감 기르기.
3. 뒷짐 지고 허리를 곧게 세우고 앉았다 일어나는 스퀴트를 자신의 나이보다 많이 하기(하루에 나눠서). 이를 통해 하지와 엉덩이 근육, 척추 기립근 강화하기.

하지만 이런 일상 운동으로 인해 허리 통증, 다리 통증이 증가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운동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방역 상태가 풀리고 골프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늘어난 비거리, 피로하지 않은 라운드, 허리 통증 없는 라운드를 즐기는 한 해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