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에서 마약을… 집중력 좋아진다는 ‘약’의 정체

입력 2023.04.05 10:10
병원에서 ADHD를 진단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ADHD 약의 효과를 볼 수 없다./사진=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에게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효과가 있다며 마약이 든 음료수를 나눠준 사건이 발생했다. 4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는 무료 시음 행사라며 학생들에게 음료수를 건넸다.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인근 CCTV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해당 일당을 추적 중이다.

피해자 2명이 마신 음료수병에는 유명 제약사 상호와 함께 ‘기억력 상승·집중력 강화’, ‘메가 ADHD’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ADHD 약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의심 없이 이를 복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이 약이 진짜 ADHD 약이었다면, 학생들의 집중력 개선이나 기억력 향상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병원에서 ADHD를 진단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ADHD 약의 효과를 볼 수 없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치료에는 클로니딘, 메틸페니데이트, 아토목세틴 약물이 쓰인다.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오히려 두통, 불안감,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겪게 된다. 심할 경우, 환각, 망상, 공격성 등의 증상이 나타나 주의해야 한다.

다만 실제로 ADHD를 겪고 있는 경우 약을 복용하면, 주의력 결핍 증상이 완화되고,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을 줄일 수는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메가 ADHD’ 상표가 붙은 음료뿐 아니라, 실제 ADHD 약 역시 무분별하게 복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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