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음경 개껌에서 정신건강 영양제까지… ‘펫페어’ 현장 [멍멍냥냥]

입력 2023.03.27 17:24
현수막
지난 24~26일 세텍(SETEC)에서 열린 반려동물용품 박람회 '케이펫페어' 현장./사진=이해림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박람회 ‘2023년 케이펫페어(K-Pet Fair)’ 전시가 지난 24~26일 서울 세텍(SETEC)에서 진행됐다. 약 205개 브랜드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총 390개 부스로 구성됐다. 현장에 가보니 반려견과 함께 쇼핑 나온 반려인이 많았다. 말티즈를 유모차에 태워 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목줄을 맨 시베리안 허스키 두 마리와 동행한 반려인도 있었다.

박람회장 안은 사람 많은 재래시장 분위기였다. 반려동물용 탈취제 부스 앞을 기웃거리고 있으니, 브랜드 담당자에게 반려인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알코올은 안 들었어요?’ ‘강아지 피부에 직접 닿아도 괜찮은 제품인가요?’ 반려견에게 꾸준히 먹이는 영양제 브랜드가 박람회에 참여한단 소식을 듣고, 이참에 영양제를 사러 온 반려인도 있었다. 8살, 7살짜리 반려견 두 마리를 기른다는 A씨는 “애들한테 이거 벌써 2년 먹였다”며 “이거 먹이면 치석이 안 생기니까, 양치를 덜 시켜도 냄새가 안 나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견 영양제 부스에서 치석 예방 영양제를 비닐봉지 한가득 사갔다.

부스
반려인들이 다양한 반려동물 용품과 식품을 판매하는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이해림 기자
◇반려동물 스트레스 해소용 놀잇감·영양제 눈에 띄어
박람회에 출품한 제품들은 ▲영양제·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사료·간식이 주를 이뤘다.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기자가 보기에도 흥미로운 제품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불리스틱(bully stick)’이다. 가늘고 긴 건어물처럼 생겼는데 흔히 아는 육포와는 색이 달랐다. 브랜드 관계자에게 원재료가 뭐냐고 물으니 “소 음경 말린 것”이라며 “강아지들이 분리불안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 입으로 씹고 뜯고 놀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용도”라는 말이 돌아왔다. 소가죽을 말려서 땋은 머리 모양으로 꼬아놓은 제품도 있었다. 이 역시 강아지용 개껌이었다.

건강, 그 중에서도 정신건강은 사람 아닌 반려동물에서도 화두였다. ‘반려동물 정신건강 영양제’가 있을 정도였다. 낯선 사람에게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분리 불안 증상이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것이다. 해당 제품을 생산한 우리가제약 장순혁 대표는 “수험생용 영양제에 자주 들어가는 ‘가바(GABA)’ 아미노산과 스님들이 수행할 때 자주 먹었다는 ‘연자육’ 등 긴장 완화에 도움되는 성분이 들어갔다”며 “반려동물 몸에 문제가 없을 땐 종합비타민만 꾸준히 먹이고, 관절·심장·정신 영양제처럼 특정 분야에 특화된 영양제는 실제로 건강 이상이 생긴 후에 먹여도 된다”고 말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로만 만들었다기에 직접 반려동물용 종합비타민을 먹어봤다. 어릴 적 먹던 츄어블(chewable, 씹어먹는) 비타민과 맛이 비슷했지만, 다 먹고 나니 입에 사료향이 감돌았다. 

불리스틱
소 음경으로 만든 불리스틱/사진=이해림 기자
◇한방·비건(vegan)·유산균도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 진출 
한방 역시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에 진출해있었다. 한약재로 유명한 ‘동충하초’를 넣었다는 반려동물 면역력 영양제가 있는가 하면, ▲오가피 ▲홍화자 ▲식용개구리 등 원료를 넣어 한의사가 직접 만든 반려동물 보양제도 있었다. 액상 사료(엑기스)와 고형 사료 두 가지 형태로 출시돼 있었는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더 잘 먹는 건 고형 사료 쪽이다. 채식주의자 반려인이 선호할 만한 ‘반려동물용 비건(vegan) 오메가3 영양제’도 있었다. 사료에 뿌려 먹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질 캡슐에 들어있지 않고 전용 병에 들어 있다는 게 사람용 오메가 3 영양제와의 차이였다. 병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니 비릿한 생미역 냄새가 올라왔다. 보통의 오메가3 영양제에 들어가는 연어 오일을 해조류 오일의 일종인 쉬조키트리움 오일 등으로 대체한 탓이었다.

인체용 식품 또는 위생용품을 만들다가 반려동물 제품 식품 시장에 뛰어든 브랜드도 보였다. 유제품 회사인 한국야쿠르트 부스에선 반려동물용 유산균 영양제 ‘펫쿠르트’를 판매하고 있었다. 인체용 유산균이 흔히 그렇듯, 관절 건강에 이로운 기능성 성분이 추가돼있었다. 사람용 살균·탈취제를 생산하는 회사가 출시한 ‘반려동물용 살균·탈취제’도 있었다. 살균·탈취제 ‘고강탈’ 브랜드 관계자는 “반려동물은 샤워를 자주 하기 어렵다 보니 반려동물용 살균·탈취제 수요가 커서 따로 출시했다”며 “반려동물이 오줌 눈 곳, 동물 냄새가 밴 침구, 산책 후 더러워진 반려견 발에 뿌리면 냄새가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살균도 된다”고 말했다. 살균·탈취제가 주요 반려용품으로 자리 잡았단 건 쉽게 실감할 수 있었다. 전시관 하나를 돌아다니는 동안 ‘무향’ 살균·탈취제를 판매하는 부스만 3개가 보였다. 향이 첨가된 살균·탈취제를 파는 곳까지 합하면 대여섯 곳은 됐다.

세텍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올해의 두 번째 케이펫페어였다. 다음번 케이펫페어는 다가오는 4월 21~23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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