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20년 먹는 탈모 약, 안전성 꼼꼼히 따져야"

입력 2023.03.23 07:10
탈모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우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끈기를 갖고 최소 3~6개월, 1년 이상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한다. 치료 후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해도 도중에 약을 끊으면 언제든 탈모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 약인만큼 안전성 또한 꼼꼼히 따져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구하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부작용을 겪을 위험도 있다. 연세리앤피부과 이세원 원장을 만나 탈모 치료와 올바른 약 복용법에 대해 들었다.

연세리앤피부과 이세원 원장/사진=헬스조선 신지호 사진기자
-남성형 탈모의 원인은 무엇인가?
유전적 원인이 가장 크다. 유전적 요인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양이 증가하거나 모발에서 DHT를 받아들이는 감수성이 높으면 탈모가 발생한다. 이외에 갑상선질환이나 영양 결핍, 극심한 스트레스, 환경적인 요인 등도 부수적으로 남성형 탈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남성형 탈모 관련 유전자를 가진 인구 비율이 늘었으며, 스트레스, 잦은 고칼로리 음식 섭취 등 환경적인 요인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고령화 역시 관련이 있다.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반적인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탈모 유병률도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
과거에 비해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중년이나 노년에 주로 증상이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35세 이전에도 심한 탈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증상이 진행되는 속도도 빨라졌다. 젊은 나이임에도 앞머리 선이 위쪽으로 많이 올라가거나 정수리가 넓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과거 연구에서는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남성형 탈모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 보고되는 연구들에 의하면 동양인 남성 유병률이 서양인 남성 유병률을 따라잡고 있다.

-탈모를 의심할 만한 증상은?
남성형 탈모는 초기에 모발이 가늘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가 조금 넓어지면서 앞머리에 잔털이 없어지고, 모발이 가늘어지는 느낌이 들거나 윗머리에 힘이 없어진다. 동시에 모발이 축 처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남성호르몬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뒷머리와 탈모가 의심되는 부분의 모발을 만져봤을 때 확실한 차이가 느껴진다면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발 모형을 가리키는 모습
유전적 요인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양이 증가하면 탈모가 발생한다./사진=헬스조선 신지호 사진기자
-탈모 치료에는 어떤 약이 사용되나?
대표적 경구용 약물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다. 이 약물들은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DHT를 억제해 모발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은 모낭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모낭의 성장 기간을 늘려 모발이 튼튼하게 잘 자라도록 돕는다. 현재 남성형 탈모 치료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은 피나스테리드와 바르는 미녹시딜 두 가지다.

-약을 바르는 것만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나?
남성형 탈모는 DHT를 억제하는 경구용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미녹시딜을 바르는 것이 기본 치료법이다.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는 약을 사용해도 탈모의 원인이 되는 DHT를 억제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바르는 미녹시딜보다 경구용 치료제 피나스테리드 복용이 중요하다.

-약물 외에 다른 치료법은?
모낭 주사, 레이저 치료, 모발이식 수술 등이 있다. 모낭 주사와 레이저는 모발의 성장주기를 늘려주는 치료법으로, 약물 부작용이 생겼을 때 약물 사용량을 조금 줄이면서 레이저 치료나 모낭 주사를 병행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모발이식 수술은 절개를 통해 남성 호르몬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의 튼튼한 털을 뽑아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에 심어주는 것이다. 뒤쪽에서 앞쪽으로 옮겨 심어도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잘 자란다. 모발이식 수술의 경우 탈모를 치료하는 것보다는 탈모로 인해 부족해진 부분을 메꿔주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은 어떤 차이가 있나?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 약의 화학적인 성분 자체는 동일하기 때문에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원료 물질 생산 국가·공장이 제약사마다 달라, 순도나 유효 성분의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약에는 유효 성분 외에 부수적으로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는데, 해당 첨가물 또한 제약사마다 차이가 있어 제네릭 약과 오리지널 약의 효과·안전성이 동일하다고 보긴 어렵다. 약의 실제 임상적 반응과 성능 부작용 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 역시 오리지널 피나스테리드 제제에 대해서만 진행되기도 했다.

-탈모 약은 언제까지 복용해야 할까?
탈모 치료 효과를 보려면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구용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 증상이 다시 진행된다.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같은 경구용 치료제는 최소 3개월 정도 복용해야 모발이 튼튼해지고 잔털이 조금 올라오는 등 치료 반응이 나타나며, 6개월~1년이면 탈모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장기 복용을 통해 효과를 본 환자가 많은가?
탈모 치료는 실패 확률이 매우 낮다. 환자를 진료해보면 약 복용 시작 후 2~3개월 시점에 모발이 튼튼해졌다고 느끼며, 5~6개월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증상이 개선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환자의 기대치에 따라 다를 순 있으나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치료를 잘 따라오면 대부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약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드물게 약 부작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약 2% 미만에서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두타스테리드의 경우에는 5~10%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 부작용으로는 성욕·발기능력 저하, 정액량 감소 등이 있다. 다만 초기에 이 같은 부작용이 생겨도 약을 계속해서 먹다보면 대부분 점차 사라진다. 약 복용 후 부작용이 느껴진다면 복용량과 빈도를 줄이면서 다른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해도 안전할까?
젊은 나이에 탈모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10~30년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할 수 있다. 약의 장기 복용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리지널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경우 1997년 FDA 승인 후 지금까지 6억명 이상이 복용해왔는데, 그동안 매우 적은 확률로 성기능 부작용이 보고됐다. 수명이나 다른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찾기 힘들다. 약 복용으로 호르몬이 억제돼도 건강 상태나 수명에는 장기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

연세리앤피부과 이세원 원장/사진=헬스조선 신지호 사진기자
-탈모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경구용 약물 치료제는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용량의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간에 약을 끊으면 약효가 떨어지고 치료 결과 역시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약을 먹으면서 바르는 약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약들을 불법으로 구입·복용하기도 하는데, 효능과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약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약은 반드시 국내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치료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남성형 탈모가 시작됐다고 느끼는 초기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는 모발이 자라도록 하는 것이 아닌, 현재 상태에서 탈모가 더 진행되지 않고 유지되도록 돕는 약이다. 비교적 좋은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해야 계속해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탈모 환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남성형 탈모는 DHT를 억제하는 약을 조기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탈모가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간혹 탈모 치료를 위해 탈모 관리실을 다니는 환자도 있는데, 두피 관리실, 탈모 관리실은 의학적인 치료가 어렵다. 오히려 치료 시기만 늦춰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고 생각되면 일단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기 바란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 흡연 등은 피해야 하며, 머리를 감을 때는 저자극 샴푸를 이용해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는 것이 좋다. 모자를 쓰거나 머리를 묶을 경우 모발에 힘이 많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