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암 환자, 꼭 유기농 채소여야 할까

입력 2023.03.21 08:50

일러스트
헬스조선DB
요즘 ‘채소 값이 금값’이라는 말이 있죠. 채소 사 먹기가 두려울 정도로 비쌉니다. 채소 중에서도 더 비싼 채소가 있습니다. 바로 ‘유기농’ 채소입니다. 암 환자들은 먹는 모든 음식이 신경 쓰이게 마련이라, 일부러 유기농 채소를 찾아 드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암 환자에게 비싼 유기농 채소가 과연 필수일까요?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유기농 채소 고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 물로 깨끗하게 씻으면 안전합니다.

유기농 채소와 암의 관련성
먼저 유기농 채소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채소를 말합니다. 암 환자들이 유기농 채소를 선호하는 데에는 암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가 소개되면서부터입니다. 2009년도에 프랑스 국립보건원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평균 연령 44세 성인 7만 명을 7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유기농 채소를 자주 섭취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 발병률이 25% 낮았다고 합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중년 여성 62만3080명을 대상으로 유기농 채소 섭취 빈도에 따른 암 발병률을 9년 동안 추적 관찰한 연구도 있습니다. 2016년도에 발표된 논문인데요. 유기농 채소 섭취가 암 발병률을 감소시킬 수도 증가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기농 채소가 암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입증된 겁니다.

하지만 유기농 채소와 암 사이의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유기농 채소가 암 발생, 재발, 예후에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사람 대상 역학적 연구가 없어서, 섣부른 해석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는 “위의 언급된 연구들은 후향적 연구로, 관련성만 확인된 정도”라며 “이를 ‘유기농 채소를 먹으면 암 위험이 낮아진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비싼 유기농, 그 만큼의 가치 없어”

유기농 채소가 화학비료나 농약의 걱정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기농 채소를 먹어야만 더 건강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일반 채소와 비교해서 영양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대 연구팀이 40년간 유기농 채소와 일반 채소를 비교한 논문 237편을 분석한 결과, 둘 사이에 영양학적 차이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약 등을 덜 썼다는 이유로 두 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 온라인 마켓의 판매 금액을 살펴보니, 일반 브로콜리 한 개는 2245원인데 유기농 브로콜리는 4690원으로 2400원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적상추(200g) 역시 일반은 1120원, 유기농은 2586원으로 유기농이 1466원 더 비쌌습니다. 가천대길병원 종양내과 심선진 교수는 “두 배로 비싼 유기농 채소를 경제적으로 무리해가면서까지 사먹을 만큼의 가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암 발병에 영향 미쳐
위에서 소개한 프랑스 국립보건원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서 유기농 채소 섭취 여부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유기농 채소를 많이 섭취한 사람들의 ‘생활 습관’입니다. 유기농 채소를 선호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전반적인 생활양식이 건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정기적인 암 검진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여러 요인들이 암 발병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다시 말해, 유기농 채소 섭취 그 자체보다는 유기농을 선호할 정도로 건강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암 위험을 줄였다는 의미입니다.

잔류 농약 걱정되면 ‘담금물 세척’을

심선진 교수는 “농약 등 화학비료를 사용해 재배한 채소도 물로 제대로 씻으면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김한상 교수 역시 “많은 암 환자들이 채소에 함유된 농약을 걱정하는데, 잔류 농약은 정부에 의해 관리되고 있고 인체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채소 농약이 걱정된다면 ‘담금물 세척법’을 기억하세요. 채소를 1분 동안 물에 담가 두었다가 손으로 저으며 씻습니다. 그 다음 채소를 꺼내 흐르는 수돗물에 30초 정도 헹구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대부분의 잔류 농약이 제거됩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농산물은 깨끗한 물에 일정 시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내기만 해도 흙이나 잔류 농약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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