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착한 전립선암이라도 위험할 땐…"[헬스조선 명의]

입력 2023.03.13 07: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전립선암 명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이광우 교수

  국내 전립선암 환자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 대장암, 간암을 제치고 남성암 발생 순위 3위를 차지하더니 최근 4년만 놓고 봤을 때 국내 환자 수가 2017년 7만5987명에서 2021년 10만9921명으로 44%나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갑상선암과 더불어 비교적 착한 암으로 분류된다. 진행 속도도 느리고 수술, 방사선 등 여러 치료법에 잘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증상이 없다. 암이 상당이 진행되더라도 전립선비대증 정도의 배뇨장애만 나타난다. 제아무리 착한 전립선암이라도 늦게 발견하면 생존율은 뚝 떨어진다. 전립선암의 원인, 증상, 치료법에 대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이광우 교수에게 물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이광우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전립선암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평균 수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60~70대 고령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0세가 넘는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두 번째는 남성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많아졌다. 과거엔 전립선이라는 기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건강검진 등을 통해 암이 조기에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마지막으로 식생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전립선암은 과거 고위층이나 부유한 가정에서 육류를 많이 먹은 사람들한테 발병한다고 해서 황제의 암이라 불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단은 과거 채식 위주에서 기름진 육식 위주로 빠르게 변했다. 따라서 전립선암과 대장암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육식이 전립선암 위험을 높인다?
고지방식이나 육류 위주의 식습관은 전립선암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그렇다. 비만도 마찬가지다. 콕 집어서 전립선암을 유발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비만으로 이어지는 식습관, 활동량, 체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원인이 있나?
유전적인 요인이 상당히 많이 관여하는 암이다. 가족 중 아버지나 형제가 전립선암에 걸렸다면 본인은 다른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2~3배 정도 크다. 비만 외에 고지혈증이나 당뇨 환자에게도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들에게는 40대 초반부터 적극적인 전립선 검진이 권고된다.

이광우 교수가 전립선암의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전립선암 의심 증상에는 무엇이 있나?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병이 상당이 진행되면 병변이 커져서 요도를 압박,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한다. 잔뇨감으로 소변보는 게 불편해지고 급박뇨, 야간뇨,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사정 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정액에 혈액이 섞여있는 혈정액증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

전립선암은 골반이나 척추 등 뼈 전이가 활발한데 해당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대다수 환자가 나이 들면 나타나는 증상이라 여기고 참다가 늦게 진단받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배뇨장애 증상이 전립선비대증과 많이 겹치는 것 같은데?
그렇다. 남성은 40대 지나면 전립선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암처럼 요도를 압박하고 방광을 자극하면 여러 배뇨장애가 발생한다. 증상만으로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을 구별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배뇨장애가 전립선암 때문일 것이라 걱정하며 병원에 방문할 필요는 없다. 비뇨의학과에서 전립선비대증 검사를 진행할 때 암 검사도 같이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냥 불편감이 심해서 일상이 힘들 때 비뇨의학과를 방문하면 된다.

-전립선암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전립선암이 의심되면 먼저 선별검사를 시행한다. 혈액 검사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정상보다 상승된 소견을 보이거나 직장수지검사에서 전립선이 있는 부위에 딱딱 혹이 만져지고 경직장 초음파 검사 결과 암 의심 소견이 보이면 최종적으로 조직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조직 검사 결과 전립선암으로 진단되면 전이 여부와 병기를 확인하기 위해 CT, MRI, 엑스레이 등이 추가적으로 적용된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높다는데?
초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깝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상당히 느리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이 2기에서 3기, 3기에서 4기, 초기에서 말기로 가는 속도는 위암, 폐암, 간암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다. 또 전립선암은 수술, 방사선, 약물 등 대부분 치료법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생존율이 높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이광우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도 위험한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
다른 곳에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로 떨어진다. 이 수치도 다른 암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초기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큰 편이다.

-전립선암 병기에 따른 치료 옵션은 무엇인가?
다른 데 전이가 없는 초기, 국소적인 전립선암은 수술의 결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와 있다. 나이가 많거나 기저질환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방사선 치료가 권고된다. 최근엔 수술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른 곳에 전이된 진행성 전립선암은 수술이 별 의미가 없다. 호르몬치료 등 약물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1차 호르몬제가 효과가 없으면 2차 호르몬제를 쓴다거나 항암 요법을 같이 적용한다.

그런데 일부 논문에서는 전립선암 4기라고 해도 수술 먼저 하고 호르몬치료나 항암 요법을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다고 나온다. 따라서 젊거나 적극적으로 치료를 원하는 사람에게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 4기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30~40% 정도다.

-수술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전립선 모두를 제거하는 게 목표다. 크게 개복 수술,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로 나뉜다. 개복 수술은 말 그대로 배를 열어서 진행하고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4~5개의 구멍을 뚫은 다음 복강경 기구를 넣어 전립선을 제거한다.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하고 똑같지만 더 정밀한 로봇이 전립선을 제거한다.

전립선을 절제하면 주변 요도괄약근이나 성기 쪽의 혈관과 신경이 조금 손상된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전립선을 없애버리면 부작용도 생길 것 같은데?
전립선을 절제하게 되면 주변 요도괄약근이나 성기 쪽의 혈관과 신경을 조금씩 손상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면 관련 기능들도 약해져서 요실금과 발기부전이 생긴다. 또 전립선과 함께 정낭도 함께 제거되므로 사정액이 나오지 않는다. 정낭은 사정액을 만들어내서 저장해두는 생식기관이다. 드물지만 수술 중 전립선 주변 조직인 직장이나 요관 쪽에 손상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매우 드물게 방광 경부나 요도에 협착이 발생할 수 있다.

-부작용을 줄일 순 없나? 
로봇 수술은 3차원적인 고화질 영상을 제공한다. 또 사람 시야의 10배 정도를 확대해서 보여주니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요실금이나 발기 부전 등의 합병증 발생률도 줄어든다. 손상이나 출혈이 적다보니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비싸다. 건강보험에 적용 되지 않아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많다. 경제적인 측면만 빼면 로봇 수술은 전립선암에 특화된 수술이라고 볼 수 있다.

-전립선암 수술 예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먼저 글리슨 점수다. 가장 우세한 전립선암 세포의 등급과 두 번째로 우세한 등급의 합을 뜻하는데 전립선암의 악성도라고 생각하면 쉽다. 또 전립선 특이항원의 수치도 수술 예후에 영향을 끼친다. 그다음엔 당연히 병기나 환자의 연령, 동반 질환 등이 관여한다.

-토마토가 전립선암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던데? 
토마토 말고도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버섯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홍삼도 녹차도 굴도 좋다고 나온다. 이중에 대표적인 토마토다. 일주일에 토마토 주스를 이만큼 먹었더니 전립선암 위험도가 몇 % 감소했다는 식이다. 물론 토마토 속 라이코펜 등의 항산화 성분이 전립선암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런데 맹신할 건 아니다. 토마토만 먹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육류가 안 좋다고 해서 고기를 안 먹기도 어렵다. 균형적인 식단 위에 조금씩 추가하거나 덜어내려는 노력 정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암 진단을 받으면 절망에 빠지거나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조직 검사밖에 안 했는데 실의에 빠지거나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근데 전립선암은 정말 진행 속도도 느리고 치료에 잘 반응하는 소위 ‘착한 암’이다. 환자들에게 농담 삼아 하는 말이 있다. 전립선암 보다는 다른 질환이나 노화, 사건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는 얘기다. 언론이나 유튜브 등의 매체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담당 의사와 같이 헤쳐 나가면 얼마든지 별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인이라도 50대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전립선 정기검진을 받아보는 걸 추천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이광우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광우 교수는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다. 전립선암 외에도 전립선 질환 및 비뇨기 종양 수술을 많이 집도했다. 치료뿐만이 아니라 전립선암의 예측 인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대한비뇨기과학회, 대한비뇨기종양학회의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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