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브리핑]의사부터 간무사까지 반대하는 '간호법' 대체 무엇이기에?

입력 2023.02.23 18:30

간호법 반대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직역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대한의사협회 등 총 13개 보건의료 단체가 소속된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오는 26일 여의도에서 총궐기대회를 예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직회부 된 '간호법'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총궐기대회에는 약 400만명의 보건의료인의 결집이 예상된다.

반면, 대한간호사협회는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며 거의 매일 국회 앞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약 2000여명이 모여 간호법 제정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현재 간호법은 '간호사 빼고' 모든 보건의료 직역이 반대하고 있으나, 간호사는 간호법 제정만큼 절실한 문제는 없다고 한다. 간호법이 대체 무엇인지 알아보자.

◇간호법 분리·업무범위 두고 갈등 첨예
간호단독법이라고도 불리는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처우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담은 법이다. 문제 될 것 없어 보이지만,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첫 번째는 간호법 제정안 자체이다. 의협, 치협 등은 일단 간호법이 단독으로 제정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개별법이 난립해 현행 보건의료체계가 붕괴한다고 지적한다. 각 직역의 개별법이 난립하면 직역 간 업무범위가 충돌하고, 의료 현장 혼란이 가중된다고 전망한다.

반면, 간협은 전 세계 90개 국가에서 의료법과 간호법이 별도로 존재, 시행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대부분의 국가가 의료법을 의사법-치과의사법-간호법 등으로 구분하고 있어, 간호법이 제정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간협의 입장이다.

두 번째는 업무영역 부분이다. 현행법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로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명시하고 있는데, 간호법 제정안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 또한 '의료기관 활동' 규정을 '지역사회 활동' 규정으로 넓혔는데, 이를 두고 갈등이 첨예하다.

의협은 간호법안에 '지역사회' 문구가 포함돼 간호사의 의료기관 밖 업무영역 확대 우려가 있고, 간호사 단독 의료행위로 인해 국민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간호조무사 역시 이 문구로 인해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의 보조인력으로 전락할 것이라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간협은 현행 의료법에 포함되지 못했을 뿐 이미 많은 지역사회에서 간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업무범위가 일부 수정되고, '지역사회' 관련 문구가 들어갔다고 해서 간호사의 업무범위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처방 주체는 의사이고, 간호사는 면허 안의 범위에서 업무를 수행하기에 단독 개원 등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한 치 앞 알 수 없는 간호법 제정안
간호법 통과의 열쇠는 국회에 달렸다. 그러나 국회에서도 간호법 제정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간호법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가 당사자만큼 크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간호법 제정안을 반대하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찬성하고 있다.

그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간호법 본회의 직회부를 결정했음에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제2소위원회에 간호법을 다시 상정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된 복지위 소관 법안을 다시 법제사법위 소위에서 논의하는 일을 수용할 수 없다며, 22일 제2소위원회에서 항의성 단체 퇴장을 감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 관계자들은 간호법 제정안 전망에 말을 아끼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갈등이 첨예해 조심스럽지만, 간호법은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법안이라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간호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내고 있으나 간호법 제정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며, "여당이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긴 하나, 반대 입장만 고수할만한 상황도 아닐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당의 입장은 있으나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기 굉장히 난감한 게 사실"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결론은 나겠지만,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보건복지의료연대 궐기대회에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 총 13개 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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