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삶을 때 기름 '똑똑'… 괜한 짓이다? [주방 속 과학]

입력 2023.01.29 12:00
파스타
파스타를 삶을 때 오일 몇 방울을 넣어봤자 면끼리 달라붙는 것을 방지할 수 없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파스타를 삶을 때 오일 몇 방울을 떨어뜨리라고 한다. 면이 서로 딱 달라붙어 버리는 고역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사실 이 방법은 전혀 효과가 없다.

◇산성 용액 넣는 게 더 도움 돼
파스타 면인 전분 덩어리는 물과 열을 가해주면 서로 한 덩어리가 되려는 힘이 강해진다. 전분 입자가 헐거워지는 호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옆에 있는 다른 전분 입자와 새로운 결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전분 입자가 덩어리를 형성하려다 보니 하나씩 떨어뜨리기 매우 힘들다. 떨어뜨려 놓으면 어느새 또 다른 면과 붙곤 해 곤란하다.

일단 기름은 전혀 효과가 없다. 물보다 밀도가 낮아 몇 방울 넣어봤자 물 위에 둥둥 뜰 뿐이다. 물속에 있는 전분 근처에 갈 수조차 없다. 기름을 많이 넣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면을 꺼낼 때 오일이 붙으면 소스가 배는 걸 방해할 수도 있다.

서로 안 붙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물이 끓는 첫 1~2분 동안 많이 저어 파스타 면에 서로 붙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후엔 파스타 바깥층이 완전히 익어 서로 들러붙지 않는다. 끓는 물에 식초나 레몬주스처럼 산성 용액을 몇 방울 넣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호화는 염기성에서 활발해져 산성화하면 전분 입자가 풀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성 환경은 풀어진 전분 입자 덩어리도 절단해 파스타면 점도를 떨어뜨린다.

◇기름, 끓어오르는 건 방지해
다만, 기름이 뜻밖의 역할을 한다. 표면에 있는 기름은 물이 끓어 넘치는 것을 막아준다. 파스타가 익으면서 점점 더 많은 전분 구조가 호화 되면 물의 점도가 올라가는데, 이때 기포가 훨씬 많이 생기게 된다. 우리가 흔히 먹는 파스타 면은 길이가 길어 물을 거의 냄비 가득 채워 끓어 넘치기 쉬운데, 기름은 물 표면 장력을 깨뜨려 아예 기포가 형성되는 것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