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센서 붙이고 골프 스윙… 의사가 통증 원인 분석

입력 2023.01.25 17:00

[요즘, 이 병원] 서울부민병원 골프클리닉

골프 스윙하는 모습
사진=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쾅!’ 골퍼의 경쾌한 타구 음과 함께 화면에 여러 수치들이 실시간으로 입력된다. 위·가운데·아래 총 3개 화면에서는 전체적인 자세·움직임과 움직임별로 변하는 팔·다리·손목·발목 각도, 무게 중심, 스윙 속도·궤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의사 분석·상담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여러 궁금증이 풀린다. 골프를 하고 나면 항상 특정 부위만 아팠던 이유, 백스윙 동작이 엉성했던 원인, 부상 위험이 있는 부위, 교정이 필요한 자세·움직임 등이다. 모든 과정은 병원 내 스포츠재활센터에서 골프 의학 전문가 지도하에 이뤄진다.

사람이 팔을 벌리고 서있는 모습
골퍼 정면에 위치한 카메라와 천장 카메라 등을 통해 자세·움직임이 촬영·분석되며, 골퍼 발밑에 위치한 무선 압력 이동 분석 장비로 무게 중심, 체중 이동 방향 또한 확인할 수 있다./사진=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최신 장비 활용, 3D 스윙 분석부터 궤적·중심 이동 파악까지
지난 20일 서울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에 들어서자 한 켠에 위치한 골프클리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방 안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스크린 속 골프장, 종류 별로 진열된 골프채, 수북이 쌓인 골프공 등은 스크린골프장을 연상케 했다. ‘병원 안 스크린골프장’이 생소하게 느껴질 때쯤 골퍼가 온몸에 작은 센서들을 장착한 채 등장했다. 그때서야 골퍼 정면에 위치한 대형 화면 3개와 천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비롯한 특수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부민병원 골프클리닉에는 ▲3D 스윙분석 시스템 ▲궤적 분석 장비 ▲무선 압력 이동 분석 장비 등이 들어서 있다. 모두 전문 훈련시설에서 볼 법한 최신 장비들이다. ‘3D 스윙분석 시스템’은 3D 카메라와 모션 캡처 시스템을 골프에 접목시킨 프로그램으로, 몸과 골프채의 미세한 움직임을 다양한 각도에서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궤적 분석 장비’는 짧은 퍼트부터 드라이브까지 모든 샷의 전체 궤적을 추적·분석하는 동시에, 스윙 후 공이 착지하는 위치를 예측하고 3D 궤적을 지도화해 보여준다. 골퍼 발밑에 설치된 ‘무선 압력이동 분석 장비’는 좌우 센서를 통해 스윙할 때 무게 중심, 체중 이동 방향 등을 감지해낸다. 서울부민병원 서경묵 스포츠재활센터장은 “최신 장비를 활용하면 객관적·과학적인 방법으로 동작별·부위별 이상적인 자세와 움직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클리닉을 이끄는 서경묵 센터장은 국내에 골프의학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대한골프의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골프 스윙하는 모습
사진=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스윙 한 번에 수십 가지 정보 실시간 측정·분석
검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센서가 부착된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발판 위에 서서 스윙을 하면 된다. 센서는 머리와 어깨, 팔꿈치, 손목, 무릎, 발목 등은 물론, 골프채와 공에도 장착됐다. 먼저 센서 인식 과정을 거친 뒤 장비에 올라서서 자세를 잡고 스윙을 하면 골퍼 정면에 위치한 위·아래·가운데 3개 화면에 여러 가지 수치와 자세, 움직임 등이 입력된다. 맨 위 화면에서는 정면·측면에서 촬영한 스윙 장면과 궤적 분석 장비를 통해 공의 궤적, 회전 수·속도, 골프채 이동 방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운데 화면에는 3D로 구현된 스윙 동작과 골반, 어깨, 팔·다리의 움직임, 각도, 회전 속도(골반) 등이 나오며, 아래 화면에는 각 동작별로 무게중심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표시된다. 평소 닮고 싶던 선수와 자신의 자세를 비교해볼 수 있는 건 덤이다.

골프 스윙 분석 화면
위·가운데·아래 3개 화면을 통해 정면·측면에서 촬영한 스윙 모습, 공의 궤적·회전 수·속도, 골프채 이동 방향, 팔·다리 움직임, 각도, 무게중심 이동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부민병원 제공
40분 정도 검사가 끝나면 전문의와 상담이 진행된다. 검사 결과를 보면서 어떤 동작·자세가 통증을 유발했고 앞으로 어떻게 교정해나갈지, 어떤 운동을 통해 어느 근육을 얼마나 단련해야 할지 등에 대해 의사와 이야기 나누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측정 전·후로 근력·유연성 평가, 근감소증 검사, 근육 염증·손상 검사 등을 실시하기도 한다. 프로는 물론, 자신의 자세를 점검해보고 싶은 아마추어 골퍼나 주니어 골퍼도 클리닉을 이용할 수 있다. 서경묵 센터장은 “X-RAY, MRI 등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손상, 염증이 확인되면 곧바로 필요한 치료법을 제시하기도 한다”며 “이 같은 검사·치료가 실력과 직결된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건강상태, 신체 균형을 향상시키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수장비를 입은 사람의 뒷모습
센서가 머리와 어깨, 팔꿈치, 손목, 무릎, 발목, 골프채·공에도 장착돼 온몸의 움직임과 골프채·공의 이동방향 궤적 등을 모두 알 수 있다./부민병원 제공
◇“골프, 부상 위험 높아… 가벼운 통증도 짚고 넘어가야”
국내 골프 인구는 급증했지만 골프 부상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교외 골프장이나 연습장에 가보면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주구장창 스윙만 하다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친 후 손목, 팔꿈치, 어깨, 허리, 무릎, 발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서 센터장은 건강하게 오래 골프를 치기 위해서는 실력 향상뿐 아니라 부상 예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후 운동은 물론이며, 운동한 뒤에 나타나는 통증 역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골프를 오래 친 사람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통증을 겪는다”며 “통증을 무시하고 넘어가면 힘줄 손상·염증, 관절 변형 등과 같은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골프를 오랜 기간 못 치게 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골프의 부상 위험을 낮게 평가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며 “특정 증상이 있다면 의사와 분석·상담을 통해 초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연습·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가 설명하는 모습
서울부민병원 서경묵 스포츠재활센터장/부민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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