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틱톡 '블랙아웃 챌린지'… 아르헨 소녀 또 사망

17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산타페주에서 ‘블랙아웃(black out, 의식 상실) 챌린지’를 하다 12세 소녀가 사망했다고 아르헨티나 매체 파히나가 보도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에서 유행하는 ‘블랙아웃 챌린지’는 환각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기절할 때까지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압박하는 것으로, ‘질식 챌린지’나 ‘기절 챌린지’라고도 불린다. 사망한 소녀의 이모에 따르면, 소녀는 블랙아웃 챌린지에 총 3번 도전해 2번 실패했고, 마지막 3번째에 깨어나지 못한 채 질식으로 사망했다. 또래 친구들이 챌린지에 참여하도록 종용하며 그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아웃 챌린지에 도전하다 질식하거나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는 사고는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영국 가디언지는 아치 배터스비라는 12세 소년이 블랙아웃 챌린지에 동참하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아치는 로열 런단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어 혼수상태에 빠졌다. 병원 의료진은 아치의 뇌간이 이미 죽어 회복 가망이 없단 판단을 내렸고, 부모는 연명치료를 지속하기 위해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영국 대법원은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에선 블랙아웃 챌린지와 비슷한 ‘기절놀이’가 2000년대 초중반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했다. 기절놀이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2007년 6월 MBC는 전북 군산 가정집에서 초등학교 4학년 박모 군이 가방끈으로 올가미를 만들어 기절 놀이를 시도하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박군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기절놀이는 ‘놀이’가 아니다. 오히려 의학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목을 조르면 경동맥이 눌려 머리로 가는 혈류가 차단된다. 가슴을 강하게 누르면 호흡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이 상태로 몇 분이 지나면 뇌에 전달되는 산소량이 현저히 줄어, 저산소증을 겪게 된다. 의식을 잃으며 신체 감각이 사라지고 눈앞이 흐려진다. 쓰러지며 땅이나 주위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칠 수도 있다. 실제로 2006년 전북 익산에서 기절놀이를 하던 중학생이 쓰러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두개골에 금이 가는 사고가 있었다.

기절놀이를 단 한 번만 시도해도 뇌가 망가질 수 있다. 우리 몸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저산소증을 막으려 한다. 경동맥이 막혀 뇌로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이 뿜어내는 피의 양을 늘리거나 호흡을 빠르게 해 뇌 신경을 보호하려 한다. 그러나 기절놀이를 할 때처럼 뇌로 가는 산소가 갑자기 차단되면 우리 몸은 방어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저산소증에 빠지고 만다. 뇌는 4~6분만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도 돌이킬 수 없이 손상된다. 뇌졸중을 겪고 난 후와 같이 신체장애가 생기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등 기능장애가 생길 위험이 크다. 운이 좋게 정신을 차리더라도 저산소증으로 인한 기억상실이나 집중력 저하 등의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