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환자가 좋아하면 '좋은 음식'

입력 2023.01.03 08:50

<아미랑 밥상>

밥상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본격적인 암 치료가 시작되면 많은 환자들이 체중 감소를 경험합니다. 치료 부작용으로 먹는 것 자체를 몹시 힘들어하고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또 심리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로 인해 입맛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는 걱정되는 마음에 “억지로라도 먹어야 한다”며 이 음식 저 음식 챙기기 바쁘고, 주변에서는 온갖 식품에 대해 조언합니다. 환자를 위한 생각인 건 알지만, 오히려 이런 행동은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2010년 국립암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함께 조사한 결과, 암 환자의 35%가 심각한 영양 불량 상태였습니다. 30%도 영양 불량 상태였고요. 이는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20%의 환자는 영양실조가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영양 불량 비율이 가장 높은 암으로는 간암 87%, 폐암 71%, 위암 70%, 자궁경부암 61%, 대장암 60%, 유방암 46% 순이었습니다.

일부 암 종의 경우 암 진단 전부터 암으로 인해 체중 감소가 일어나곤 합니다. 소화기계 암이 대표적인데, 폐암도 암세포 자체의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암 치료에 대한 불안감으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면 체중이 감소할 수 있고, 암 치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식사 섭취와 소화 흡수와 관련된 부작용들이 나타나 체중 감소가 더욱 심해지기도 합니다.

체중 변화와 식사량 감소 두 가지 요소로 영양 불량 위험 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질문에 답해보세요.

1.최근 6개월간 의도와 상관없이 체중이 감소하고 있나요?
아니오(0점)
잘 모르겠음(2점)
예(2번 문항으로 이동)

2. 만약 체중이 감소했다면, 얼마나 감소했나요?
1~5kg(1점)
6~10kg(2점)
11~15kg(3점)
16kg 이상(4점)
정확한 수치를 모르겠음(2점)

3. 최근 식욕 저하로 인해 식사량이 줄어든 적이 있나요?
아니오(0점)
예(1점)

점수를 합산했을 때 0~1점이 나왔다면 저위험군입니다. 영양 상태가 양호하며, 지금의 섭취량을 유지하면 됩니다. 2~3점은 중등위험군입니다. 영양 상태 불량이 우려되는 상태이며, 향후 영양 불량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4~5점은 고위험군입니다. 적극적인 영양 지원을 위한 영양 상담이 필요합니다.

영양 불량이 우려되는 환자들은 식사를 잘하는 것이 치료의 일부임을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먹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체중 감소는 환자의 체력을 저하시켜 암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치료시기를 지연시키며 치료 효과를 감소시킬 수도 있습니다. 암 환자는 체중이 감소하면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등을 잘 견디지 못하고 면역 기능이 떨어져 감염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영양 섭취는 매우 중요합니다.

음식이 중요하다 보니, 암을 치료하는 의사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떤 음식이 암 치료에 좋은가요?”라고 합니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기 위한 특별한 음식은 없습니다. 암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밥상은 ‘환자가 잘 먹는 것’들로 이뤄진 밥상입니다.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하는 게 ‘환자가 잘 먹을 수 있는가?’입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먹고 나서 소화가 안 되는 등 소화기계에 불편을 느낀다면 환자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먹고 싶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한두 가지뿐이라면 그 음식만이라도 충분히 먹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구토나 설사 등으로 도저히 식사가 불가능할 때라면 안 먹는 편이 낫습니다. 식사하지 않는 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되면 주치의와 상담해 식욕촉진제, 영양보충음료, 영양제 주사 등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환자가 암 치료 식사와 관련해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입맛이 어떤지, 무슨 음식을 선호하는지 등을 식사를 준비하는 이에게 확실히 전달하세요. 그래야 보호자가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고 더 수월하게 식사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환자의 입맛이 수시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이전에 잘 먹던 음식을 이제는 싫어할 수도 있고, 입에도 대지 않던 음식이 당길 때도 있습니다. 서로 소통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식사와 관련해 환자와 보호자 모두 확실한 신념을 갖길 바랍니다. 주변에서 권하는 불분명한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에 흔들리기보다 환자가 먹고 싶은 음식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세요. 암에 좋다는 고가의 식품을 구해 어려운 방법으로 조리하기보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으로 입맛에 맞는 조리법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합니다. 잘 먹고, 잘 낫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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