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만 끼고 있으면… 자는 중에도 혈압·심박수 측정 [헬스 스타트업]

입력 2022.12.29 07:15

[헬스 스타트업]
[인터뷰]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

‘손가락에 반지 하나만 끼고 있으면 심박수, 혈압 등을 바로 측정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생체신호 이상을 병원이 아닌 일상 중에 잡아낼 수 있다’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 등 살아있다면 반드시 정상 범위 안에 있어야 할 ‘생체신호’를  365일 24시간 측정하고, 이상 징후을 잡아내는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최근 몇 년 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트원 플러스(CART-1 Plus)’다. 카트원 플러스는 반지 모양의 기기를 손가락에 착용하면 빛을 쏘아 손가락을 지나는 혈류 흐름과 혈액의 상태, 떨림 등을 분석, 심박수·심전도·혈압·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는 기기다. 생체신호 측정을 통해 다양한 질환은 조기에 진단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이다. 카트원 플러스를 개발한 스카이랩스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로 2015년 문을 열었다.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를 만났다.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스카이랩스 제공
- 카트원 플러스가 올해 6월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인정을 받았다?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 승인을 받은 후 처음에는 헬스케어·웰니스 쪽으로 제품 컨셉을 잡았다가, 진지하게 제도권 의료에 편입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존 수가 체계에 편입하기로 했다. 지난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심전도 측정과 관련된 행위요양급여대상으로 인정받았으며, 처방코드는 ‘일상생활의 간헐적 심전도 감시(E6546)’다. 심방세동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만성질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받고 대여해 일정기간 심전도 감시를 할 수 있다. 내년에는 24시간 혈압 측정 검사에 대해 요양급여 처방 코드를 부여받을 예정이다.

카트원 플러스는 반지 내 삽입된 ‘광혈류(PPG) 측정 센서’를 통해 이상 징후를 잡아낸다. 작은 광센서가 손가락 피부에 전해지는 맥박의 떨림, 혈류 상태 등을 관측한다. 수집된 생체 신호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로 이동하며, 딥러닝 알고리즘에 의해 불규칙한 맥파 비율, 심박수, 산소포화도 등을 분석해 병을 진단한다. 가장 앞선 진단 질병이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이다. 임상연구 결과 심방세동의 진단 정확도가 96.9%에 달했다. 반지 무게는 3.6~5.2g에 불과하며, 사용자가 끼고만 있으면 일상 생활이나 수면 중에도 불편함 없이 365일 24시간 혈압·심방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스카이랩스의 카트원 플러스
스카이랩스의 카트원 플러스/ 스카이랩스 제공
-빛으로 어떻게 심방세동을 진단할 수 있나?

지금까지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것은 심장의 전기신호를 보는 것이었다. 심장은 전기신호에 따라 근육이 수축 이완하면서 심장이 움직이는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전기신호가 발생하면 심장이 수축하고 사라지면 이완한다. 심전도(Electrocardiogram, ECG)는 심장을 박동하게 하는 전기신호의 간격과 강도를 기록하는 검사다. 이 검사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심방세동 1차 검사법이다. 그런데 심방세동은 매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발생을 한다. 증상이 있는 타이밍에 검사를 하지 않으면 심전도로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것은 어렵다. 세계적인 의료기기 회사 메드트로닉 조사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80일 이상 장기 모니터링 해야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전기가 아닌 ‘빛’을 이용해보자는 것이 최신 흐름이다. 심장 근육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심장이 수축하면서 내뿜는 혈류의 움직을 보자는 것이다. 심전도는 한강 발원지(심장)에 가서 물이 나오나 안나오나 보는 것이라면, 광센서로 보는 것은 한강 하류(손가락 모세혈관)에 가서 물의 양이 얼만큼 되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모세혈관을 통해 보이는 혈류의 양과 모양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딥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하면 사용자의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지 확인할 수 있다. 광센서를 이용하면 심전도처럼 패치를 몸 이곳저곳에 붙일 필요가 없다. 모세혈관이 잘 보이는 곳에 빛을 쏴주기만 하기 때문이다. 손가락 끝이 모세혈관이 제일 잘 보이는데, 장시간 착용이 가능하도록 반지 형태로 만들었다.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 역시 광센서를 이용해 심박수 등을 측정한다.

전세계 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심전도만 심방세동 진단 방법으로 인정을 하고 있지만, 광센서를 통한 진단도 주목을 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기 업체 '아이리듬'이 광센서를 이용해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기기를 조만간 런칭할 계획이다.

-스마트워치는 어떤가?

스마트워치 역시 광센서를 이용해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데, 일단 정확도가 떨어진다. 모세혈관은 손가락에서 잘 보이며 손목에서는 잘 안보인다. 또한 스마트워치에 심박수·혈압 측정 기능이 있을뿐, 사람들이 스마트워치를 사는 목적은 대부분 '헬스케어'가 아니다. 삼성 등 스마트워치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스마트워치가 혈압·심전도 측정 같은 의료기기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논문도 안 나왔다. 카트원 플러스와 스마트워치의 가장 다른 점은 ‘장시간 연속 모니터링’ 부분이다. 스마트워치는 사용자가 의도적으로 측정을 위해 버튼 조작을 해야만 측정이 가능하다. 카트원 플러스는 반지를 끼고만 있으면 1회 충전으로 48시간 연속 측정이 된다.

-패치도 있다?

가슴에 붙이는 패치의 경우는 심전도 방식으로 심방세동을 진단한다. 피부에 붙이는 패치는 14일 이상 장기간 붙여야 진단 정확도가 높아지는데, 지속적으로 붙이다 보면 샤워 등에 불편함이 있다. 중간에 측정을 포기하는 환자들도 있다.

-카트원 플러스 정확도는?

스마트워치·패치와 비교해 정확도가 뒤지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한 정확도 조사 결과, 카트원 플러스는 가슴에 붙이는 심전도 패치와 대등한 결과 나왔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더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결과는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와 미국부정맥학회에서 발표가 됐다. 내년 3월에 유럽부정맥학회에 발표될 예정인 영국 옥스포드대병원 중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카트원 플러스는 애플워치보다 정확도 측면에서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센서로 다른 질환도 감별이 가능하다?

손가락 모세혈관의 혈류 흐름을 통해 혈압 측정이 가능하다. 혈압이 높으면 혈류가 빨라진다. 혈류를 들여다보면 압력에 해당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손가락 모세혈관으로 보이는 산소포화도를 통해 폐기능도 유추할 수 있다. 산소포화도란 산소와 혈액 속 헤모글로빈 결합 비율로, 혈액 속 산소 농도를 나타낸다. 혈액에 산소가 얼마나 있나 측정하면 폐기능을 유추하고 호흡기질환까지 의심할 수 있다.

우선 혈압 측정 기능이 추가된 카트원 플러스는 2023년 2월 식약처 허가 예정이다. 최근 야간 혈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카트원 플러스는 반지 형태라 야간 혈압 측정이 용이하다. 그밖에 심부전, 수면무호흡증, 뇌전증 조기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많은 질환을 조기진단하는 플랫폼으로 카트원 플러스가 활용될 것이라 기대한다.

-혈압 측정 기능 추가된 카트원 플러스는 언제 상용화되나?

내년 2월 상용화 예정이다. 제품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앞서 말한 야간 혈압 모니터링이 용이한 기기로 시장에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스카이랩스 제공
-최근 서울대의대 구본권 교수를 CSO로 선임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구본권 교수는 심장질환 진단, 치료, 임상연구에 있어 국내 최고의 전문가다. 향후 스카이랩스의 신제품 개발과 출시, 미 FDA 승인 등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한 학술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폭 넓은 경험과 전문성으로 스카이랩스가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해 가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된다.

-카트원 플러스는 현재 병원 등 의료 현장에서 활용 움직임이 있나?

카트원 플러스는 작년부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과 연계해 코로나19 확진자 원격 모니터링에 사용됐다. 입원 환자,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자가격리자, 능동감시자의 심박수 등 원격 모니터링에 사용됐다.

-스카이랩스의 미래는?

우리 회사는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다. 의료 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개인들의 혈압·심박수 등 생체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들을 조기에 진단하고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스카이랩스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또 더 많은 의사가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와 분석된 정보를 공유받고 진단과 진료에 참고 자료로 사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데이터는 모이면 모일수록 유의미해진다. 진단의 근거를 마련해주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표를 찾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다. 임상 의사들과도 지속적으로 협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과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영국과 네덜란드 병원들과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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