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항암 치료 중 주의해야 할 것들

입력 2022.12.01 08:50

<당신께 보내는 편지>

항암제 치료는 분명 암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항암제를 맹신했다가 환자가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암 치료의 이면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항암 치료는 받으면 정말 힘이 듭니다. 환자의 체력과 기력이 따라주는지, 면역력이 유지돼 가는지를 면밀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환자의 삶의 질과 수명 연장에 저해가 되지 않는지 잘 살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병욱 박사의 작품 <안동의 도산서원> 24X32cm Rotring pen on  paper 2019
이병욱 박사의 작품 <안동의 도산서원> 24X32cm Rotring pen on paper 2019
저는 암 환자들이 항암 치료로 너무 힘들어 탈진하거나 심지어 항암 치료 중에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완치됐다는 진단을 듣고 싶은 것이 모든 암 환자의 바람입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항암 치료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돌아가셨다는 것은 그 환자에게 있어서는 어느 정도 잘못된 선택이라는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항암 치료는 원래 힘들기 때문에 환자가 어느 정도 견뎌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견딤으로 인해 죽음의 문턱까지 왔다면 중단하는 게 맞습니다. 그때 우리가 세심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은 검사 수치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환자 자신이 느끼는 한계입니다. 환자가 자신의 몸을 누구보다 더 잘 압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 치료를 받다가 죽을 것 같아” “너무 힘들어서 아무 것도 못 하겠어” “내가 죽으면 죽었지, 이 치료는 더 받을 자신이 없어”라는 생각까지 든다면 항암 치료를 멈추는 게 낫습니다. 이와 같은 이상 신호를 무시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사람은 환자 자신입니다.

면역을 다 떨어뜨려놓은 상태에서 예전처럼 회복시키기란, 떨어지기 전에 증가시키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렵고 힘이 듭니다. A군의 항암제가 듣지 않으면 B군으로 바꾸고, B군에 내성이 생겨서 잘 듣지 않으면 C군의 항암제로 바꾸는 등 항암제 돌려막기가 능사는 아닙니다. 항암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체력도 면역도 다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항암 치료는 건강한 세포에도 타격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항암제는 잘 듣는 암이 따로 있습니다. 혈액암, 즉 백혈병이나 악성 림프종과 같은 암들은 항암제가 잘 듣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런 암들은 기력과 체력을 잘 유지하면서 항암 치료를 견디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항암제는 크게 3세대로 나뉩니다. 항암제 1세대는 마치 공습하듯 세포를 공격합니다. 2세대는 미사일 쏘듯 타깃을 정해서 공격하지요. 3세대는 면역항암제로, 부작용을 줄였지만 그대로 어느 정도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항암 치료와 더불어 면역 치료를 함께한다면 항암제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는 더 잘 견딜 수 있을 겁니다. 면역 치료를 병행한 덕에 삶의 질이 보장되고 수명이 연장되는 환자를 많이 보았습니다.

항암제는 대부분 서양 사람들의 키와 체중을 기준으로 투여합니다. 그래서 왜소하고 약한 사람들에게는 지나칠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성장이 잘 되어 있지만, 연세가 있는 환자에게는 과하게 처방될 수 있다는 것을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항암제에 잘 견디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잘 이겨낼 것 같은데 예상외로 못 견디는 사람도 있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힘들겠지만, 환자가 잘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적정한 용량을 찾는 것도 실력입니다. 환자가 지치면 길게 항암 치료를 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환자도 의사도 항암 치료를 신중하게 시행해야 합니다. 항암 치료의 효과를 보여주는 검사 수치뿐 아니라 항암 치료를 받고 겪는 환자의 주관적 어려움도 고려돼야 합니다. 너무 힘들지 않게, 항암제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면서 치료를 잘 마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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