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방에서만 7년… ‘은둔’ 첼리스트를 ‘구출할’ 방법은?

이미지
은둔형 외톨이의 가족은 은둔하는 당사자를 강제로 사회로 끌어내지 말고, ▲하루에 한 번 외출하기 ▲끼니 꼬박꼬박 챙겨먹기 같은 사소한 행동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사진=MBC
지난 3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엔 미국 뉴욕 명문 음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한 첼리스트 A(35)씨가 자신을 7년간 좁은 고시원 방에 몰아넣은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고시원 방 안에만 머물며, 가족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자신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대외적 소통을 거부하는 사람을 ‘은둔형 외톨이’라 한다. 이들이 은둔하게 된 데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대개는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양육자의 무관심 등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탓이거나, 타인을 만날 때 창피한 일을 겪을까 두려워하는 ▲대인공포증 ▲사회공포증 등이 발단이 된 경우가 많다. 실패와 좌절이 되풀이되다 보니 무언가 해야겠다는 의지 자체가 꺾여 버리면 은둔이 시작된다. 성공보다 실패가 흔한 극도의 경쟁 사회라면 은둔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은둔은 또다시 은둔을 불러온다. 사회생활을 오래 안 해 ‘경력 공백’이 생긴 탓에, 바깥 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막상 사회에 발들이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곧바로 학교나 직장 같은 곳에 들어가 조직생활을 하겠다고 마음먹기보다, 나만의 생활 루틴을 만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하루에 한 번 외출하기 ▲하루 한 번 청소하기 ▲세 끼 꼬박꼬박 챙겨 먹기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사소한 것을 성취하는 경험이 누적되면 더 어렵고 큰 과제에 도전할 수 있는 맷집이 생긴다.

은둔형 외톨이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아, 과업을 완수하지 못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지나치게 느끼곤 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스스로 부여한 실천 과제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내일은 꼭 해 봐야지’ 라는 마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굳이 매일 실천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계획을 느슨히 세우고, ‘꾸준히’ ‘자주’ 실천하는 걸 목표로 삼는 게 좋다.

가족은 은둔형 외톨이를 강제로 바깥에 끌어내려 해선 안 된다. 당사자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서 섣불리 사회로 복귀했다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오히려 실패 경험만 더 늘 수 있다. 가족은 은둔형 외톨이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가끔 바깥외출을 하는 은둔형 외톨이라면, 이 행동을 계속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이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은둔형 외톨이를 정신과나 심리상담소에 억지로 끌고 가는 대신, 가족이 심리상담소를 찾는 게 좋다. 은둔형 외톨이의 가족으로 산다는 건 ‘마음의 지구력’이 필요한 일이다. 은둔이 끝날 희망이 보이는 때까지 버티는 게 중요하다. 은둔하는 당사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대화법’을 배우는 것도 좋다. 방 밖에 날 이해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은둔형 외톨이에겐 큰 용기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