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약으로 유명한 ‘인데놀’ 부작용 걱정 안해도 되나?

입력 2022.11.02 07:00

천식·폐질환자는 주의… ‘강심장’인 사람은 불필요
전문의 처방은 기본, 소량 사전 복용 권고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인데놀은 천식, 당뇨병 환자가 먹으면 안 된다./사진=약학정보원 제공
A씨는 생애 첫 면접을 지나치게 떨어서 망친 기억이 있다. 그 후 지인의 추천으로 인데놀을 접하게 됐다. 면접 전에 한 알 복용했더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고 손에 땀도 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면접 결과도 좋았다. 오래 전 일이지만 A씨는 아직도 인데놀을 구비해놓고 있다. 프레젠테이션과 같이 긴장되는 일이 생길 걸 대비해서다. 인데놀은 ‘취준생’ 사이에서 면접약으로 유명하다. 동네의원에서 처방을 받고, 복용했다는 후기 글도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떨리는 것을 막아준다는 인데놀, 부작용은 없는 걸까?

◇면접 앞두고 나타나는 증상, 교감신경 항진이 원인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 도중 불안, 공포, 스트레스 등을 느끼면 심박이 빨라지고 호흡량이 늘어난다. 손에 땀이 나며 속이 더부룩해지기 시작한다. 심하면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이 안 나기도 한다. 모두 교감신경이 항진됐을 때의 증상이다.

우리 신경계는 중추신경계과 자율신경계로 나뉜다. 뇌, 척수로 이뤄진 중추신경이 사고를 담당한다면 교감신경, 부교감신경으로 이뤄진 자율신경은 심장박동이나 소화 등 생명활동을 담당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시소처럼 서로 균형을 맞춘다. 스트레스가 없는 편안한 상태에서 항진되는 부교감신경은 에너지를 보존하고 소화나 배설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반대로 교감신경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항진된다. 외부 위협에 잘 반응하기 위해 맥박, 호흡량은 증가시키고 당장 생존에 필요하지 않은 기능들은 뒤로 밀린다.

◇인데놀 복용하면 긴장 신호 차단돼 평정심 유지
인데놀은 교감신경 항진을 차단해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인데놀의 주성분인 프로프라놀롤은 교감신경 항진 신경전달물질인 에프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심장에 있는 베타수용체와 결합하는 걸 막는다. 이러면 심장은 긴장된 상황을 맞닥뜨렸다는 신호를 받지 못하고 평소처럼 심박수를 유지하게 된다. 호흡량, 혈압도 줄어들며 평정심을 되찾는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데놀은 부정맥·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세브란스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는 “인데놀은 반감기가 짧아서 부정맥의 1차 치료제로 주로 활용된다”며 “베타차단제이기 때문에 불안증 환자들에게도 처방되는데 면접이나 시험 때 긴장 증세가 심하다면 복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병, 서맥 환자는 복용 금물
다만 먹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병 환자가 해당된다. 베타수용체는 심장 외에 눈, 신장 그리고 기관지에도 분포해 있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무턱대고 인데놀을 복용했다가 기관지 협착에 의한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의 경우 저혈당 신호로 가슴 두근거림을 겪을 수 있는데 인데놀 때문에 이런 신호를 못 느끼면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흔히 ‘강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안 먹는 게 좋다. 교감신경이 항진되지도 않았는데 약을 복용했다간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수지솔약국 약사) “오래된 약이라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심장을 통제하는 약이기 때문에 용법이나 용량 등을 정확히 따라야 한다”며 “긴장이 별로 안 되는 사람이 인데놀을 복용했다간 처짐, 식은땀, 심하면 서맥까지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순간 부작용 막기 위해 사전에 소량 복용
인데놀의 반감기는 4시간 정도다. 경구 복용했을 때 1~2시간 뒤부터 효과가 발생하며 지속 시간은 최대 6시간 정도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어쨌든 교감신경 항진을 강제로 차단했기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설사, 오심, 구토, 어지러움, 피부 발진 등이 꽤 자주 보고된다. 드물게는 흉통, 위장장애, 피부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순간에 부작용이 나타나는 걸 예방하기 위해선 사전에 5~10mg을 복용해보는 게 좋다.

정보영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예기치 못한 사고를 막기 위해 처방 전 본인의 병력을 의사에게 모두 말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장복이나 오남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