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받으면 살찐다… 여성들만?

입력 2022.10.29 23:00

여성
스트레스가 살로 이어지는 변화는 여성에게 특히 많이 일어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스트레스받으면 살찐다고 한다. 놀랍게도 많은 연구에서 여성에만 해당하는 내용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반만 맞는 얘기인 걸까?

스트레스가 살로 이어지는 변화는 여성에게 특히 많이 일어난다. 실제로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이 30세 이상 직장인 남녀 3872명을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업무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은 '여성'만 체중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한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교실 연구팀이 19~64세 성인 3163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응답을 바탕으로 체중 증가와 심리적 요인 사이 연관성이 있는지 분석했더니, 여성의 체중 증가는 스트레스 인식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었다. 반면, 남성은 스트레스와 체중간 연관성이 없었다. 남성에서는 나이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365mc 비만클리닉 설문조사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식욕이 증가한다는 답변이 여성에서는 63.5%가 나온 반면 남성에서는 25.5%만 동의했다. 오히려 남성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식욕이 떨어진다고 답한 비율이 51%로 더 높았다.

생리적 기전을 살펴보면, 스트레스가 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는 온전한 사실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지속해서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계속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식욕을 증진해 과식이나 폭식을 유도하고, 이렇게 먹은 탄수화물 등 영양분이 체내 지방으로 축적되는 과정을 촉진한다. 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살을 찌우는 것은 아니지만, 살이 찌기 매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다만, 과도한 스트레스를 처음 받았을 당시에는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식욕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가 여성만 살찌게 하는 게 아니라, 살찐 여성이 사회문화적 압력으로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아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다. 여러 요인으로 살쪘을 때 남성은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지만, 여성은 살이 찐 것도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악의 고리로 이어지는 식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교실 조영규 교수는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실린 사설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증가해 왔지만, 여성은 그대로였다"며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강력한 사회문화적 압력을 받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 환자도 남성보다 여성이 약 3배 많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체적으로도 여성이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여성이 뇌 좌우를 연결하는 뇌량이 커 스트레스받았을 때 감정을 언어 등으로 더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한편,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스트레칭하거나, 반신욕을 하거나, 명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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