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품귀현상 해소될까? 정부 약가 인상 윤곽

입력 2022.10.26 17:02

아세트아미노펜만 인상 검토… 기침가래약 등 타 감기약 성분 제외
'이미 트윈데믹' 당장 공급량 확대안 요구 높아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를 중심으로 감기약 약가가 인상될 예정이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감기약 대란 반복을 막기 위한 정부의 약가 인상이 윤곽을 드러냈다. 약가 조정 대상은 감기약 중에서도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약가 인상을 희망하는 제약사는 이달 말일까지 원가 인상 근거자료를 심사평가원에 제출하면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의 성분이다. 하지만 약가 인상을 해도 당장 올겨울 품귀현상은 막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아세트아미노펜만 약가 인상 검토
헬스조선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이번 감기약 약가 인상 검토대상은 처방용(전문의약품)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로 한정됐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를 중심으로 약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진해거담제, 기침가래약 등 해열진통제가 아닌 다른 감기약,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처방됐던 위장보호제, 제산제 등은 모두 약가 조정대상에서 제외됐다. 실제로 정부는 급여 처방용 아세트아미노펜 생산 제약사 31곳만을 대상으로 감기약 약가 조정 제도를 안내했다.

이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 수요가 가장 높아 품귀현상이 잦고, 다른 성분의 감기약은 약가가 적절하다는 정부의 판단이 작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방용 아세트아미노펜이 1정 51원으로 유독 약가가 낮기도 하지만, 정부가 진해거담제나 병용처방된 위장약 등은 적정 약가를 받고 있다고 봤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약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처방용 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의 경우, 약가 조정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된 건 아니다. 다만, 처방용 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는 감기약보다는 수술 후 등 강력한 진통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약가 조정 대상에 포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 등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를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 A사 관계자는 "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 위주 약가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복합제는 약가 인상을 위한 근거자료를 제출해도 인상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약가 조정 신청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르면 2월 약가 인상… 현장은 "당장 증산 급해"
제약사가 약가 인상을 위한 자료를 이달 말까지 제출하면, 정부는 최대한 빨리 약가 조정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약가 인상 계획이 결정되더라도, 약가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 의결 절차를 거쳐야만 약가 인상이 최종 확정되기에 실제 약가 인상시기는 내년 2월로 예상된다. 약가협상 법정 시한이 60일이고, 건정심은 보통 월 1회 개최되기 때문이다.

의약계 전문가들은 내년 2월경 약가 인상이 이뤄질 경우, 감기약 품절 대란이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 예측했다. 경기도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내과 전문의 B씨는 "확산속도가 예상보단 느리다고 하나 이미 트윈데믹이 시작됐다는 게 환자 증가로 체감된다"라며, "지금도 문제지만 11~2월에 환자가 폭증할 게 예상되는 상황에서 2월 이후 생산물량이 늘어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심각한 아세트아미노펜 품귀 현상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강서구약사회 정수연 총무이사(약사)는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등 다른 성분 감기약도 수시로 품절이 발생할 정도로 넉넉한 상황이 아니고,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제제는 여전히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정수연 약사는 "영유아,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 등은 아세트아미노펜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럽제나 저용량(320mg) 제품은 성인용 아세트아미노펜(650mg) 보다도 약가가 낮아, 생산 순위에서 뒤처져 계속 품절 상태일 때가 잦다"고 말했다. 이어 정 약사는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소아, 노인 환자가 늘어나고 있기에 당장 아세트아미노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2월에 약가를 인상하고 인상된 약가로 생산량을 늘리면 그땐 늦다"고 밝혔다.

한편, 제약계는 약가 인상을 위한 자료 제출을 고심하고 있다. 이달 말일까지 약가 조정 근거자료를 제출기한이나, 26일 기준 정부에 근거자료를 제출한 제약사는 0곳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 C씨는 "약가 인상이 결정된다 해도 바로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고, 얼마나 수요가 증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약가 인상에 따른 공급 책임을 감당하긴 쉽지 않다"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약가 조정 신청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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