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베여도 아픈데… 암은 왜 퍼져도 안아플까?

입력 2022.10.23 10:00

통증
초기 암에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장기에 자극을 전달할 신경이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누구나 통증을 느낀다. 어딘가에 부딪치거나 찔려서 생긴 상처가 욱신거리기도 하고 과도한 운동으로 무릎 관절이 시큰거리기도 한다. 하다못해 얇은 종이에 베여도 아프다. 이러한 통증은 상해나 질병을 빨리 알아채서 몸을 보호하려는 일종의 생존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암은 통증을 늦게 알아차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런 걸까?

우리 몸 곳곳에는 통증 유발 자극을 받아들이는 통각수용기가 있다. 받아들인 자극을 전기신호로 변환한 뒤 신경섬유를 통해 대뇌피질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뇌피질이 자극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는 ‘아프다’라고 느낀다. 우리 뇌는 통증 유발 요인을 다른 자극들과 분리한 다음 불쾌감, 공포감 등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감정을 유발한다. 상처 부위에서는 히스타민, 프로스타글란딘, 세로토닌 등이 분비돼 통각수용기를 더 민감하게 만든다. 이상이 있음을 빨리 감지해야 생존에 유리하다.

통증은 크게 피부나 관절에 나타나는 체성통과 장기에 나타나는 내장통으로 나뉜다. 체성통은 피부·근육·인대·뼈·관절에 생기는 통증인데 외상·염증이 주요 원인이다. 주로 쑤시거나 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장통은 장기나 혈관에 염증·암 등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통증인데 지속적으로 조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구역, 구토, 발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런데 내장통은 아픈 곳을 정확히 짚을 수 없다는 특징도 있다. 이는 내장에 분포해 있는 통각수용기의 수가 피부의 5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증을 느끼려면 상당수의 통각수용기가 동시에 자극을 받아들여야 한다. 통각수용기가 듬성듬성 분포하는 장기는 넓은 부위에 자극이 가해져야 비로소 통증이 느껴지므로 아픈 부위를 정확히 짚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장기에는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신경 자체가 없다. 폐, 간, 신장이 대표적이다. 통각수용기가 자극을 뇌로 전달할 수단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절이 생기고 거기에서 암세포가 나타나도 통증을 느끼기 쉽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암세포가 신경이 있는 주변 조직으로 전이된 뒤부터 통증을 느낀다. 이미 원발 부위의 암세포는 많이 퍼진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통증 유발 요인이 없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신경병증성 통증일 수 있다. 이러한 만성통증은 중추·말초신경계가 고장나서 발생한다. 통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은 게 원인일 가능성이 큰데 급성통증이 지속되면 통증의 신호체계인 신경계가 무리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통증 신호가 계속 뇌로 전달돼 아픔을 느낀다. 이러한 종류의 통증은 초기에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