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녹는 실과 녹지 않는 실, 어떤 차이 있길래?

봉합사 종류

“선생님, 녹는 실로 예쁘게 해주세요!” 피부 열상 봉합(suture) 중 환자들의 이런 요구가 많다. 녹는 실과 녹지 않는 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봉합사
‘녹는 실’은 흡수성 봉합사라고 한다. 이 실은 보통 이물작용이 없이 자연 흡수된다. 조직을 당기는 힘은 60일 이내에 대부분 사라진다. 피부 안쪽의 진피, 근막 같은 깊은 구조를 봉합할 때 적합하다. 흡수성 봉합사를 피부에 사용하면 공기접촉으로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남아 있는 봉합사는 보기에도 흉하고, 이 부위에서 염증과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피부 봉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조직 봉합에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소나 양의 내장을 원료로 만든 캣거트(Catgut), 화학 합성소재로 만든 바이크릴(Vicryl), 덱손(Dexon)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녹지 않는 실’은 비흡수성 봉합사라고 한다. 이 실은 조직을 당기는 힘이 최소 60일 정도 유지된다. 제거할 수 있는 부위 즉, ‘피부 가장 바깥쪽 층’을 닫을 때 주로 사용한다. 비흡수성 봉합사를 피부 안쪽에 사용하면, 상처가 회복된 후에도 실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감염의 원인이 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피부 안쪽이라도 영구적 지지가 필요한, 힘줄이나 혈관 봉합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누에에서 추출한 실크(Silk), 화학 합성소재로 만든 나일론(Nylon)과 프로렌(Prolene)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림 1>

흡수성 봉합사(Vicryl)와 비흡수성 봉합사(Nylon)
봉합 관리와 실밥 제거
봉합 후 8시간 이내에는 수돗물로 부드럽게 씻어도 큰 문제는 없다. 또한, 환자가 직접 24시간 후에 상처를 씻고 ‘발적, 열감, 고름(discharge)’ 등 감염 징후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씻어 상처가 벌어지거나 감염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우리나라는 보통 외래를 방문해서 확인하라 얘기한다. 예쁘게 봉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봉합 후 ‘상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중요하다.

의사 프로필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
피부 봉합 후 실밥을 제거(S/O)하는 시기는 통상적으로 눈꺼풀은 2~3일, 얼굴과 목은 4~5일, 두피와 앞가슴은 7~10일, 몸통은 10~14일, 활동이 많은 사지 부위는 10~21일, 관절은 14일이다. 피부가 얇은 곳은 빨리 제거하고, 두껍거나 움직이는 곳은 더 오래 둔다고 보면 된다. 사람마다 회복 속도가 달라 ‘피부 상태’를 보고 실밥 제거 시기를 며칠 더 연장할 수도 있다.

실밥을 제거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실밥 제거 후 곧 벌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실밥 제거 직후 피부 강도는 정상의 고작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실밥 제거 후 약 4주가 지나면 봉합 부위는 급격하게 견고해지고, 석 달 후 강도는 정상의 약 70~80% 정도까지 회복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칼럼은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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