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호흡기감염증 '멀티데믹' 현실화… 최선의 예방책은?

입력 2022.10.20 09:40

메타뉴모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동시 유행
첫 감염 영유아는 증상 심할 수 있어
독감 백신 맞고 위생 수칙 지키면 감염 우려 크게 낮아져

영유아 주사
최근 유행하고 있는 영유아 호흡기감염증은 독감 백신을 맞고 개인 위생수칙만 잘 지켜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이 추워지면서 독감 환자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로 영유아에게 호발하는 호흡기감염병인 메타뉴모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영유아 호흡기감염증 ‘멀티데믹’이 현실화한 것. 우려할 만한 상황일까?

◇거리두기 해제로 감염 사례 급증 
독감이 의심되는 영유아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25일~10월 1일 독감 의심 환자 수는 외래환자 1000명당 7.1명이었다. 1~6세 독감 의심 환자 수는 1000명당 12.1명을 기록해 한 주 전인 7.9명 대비 52.2% 증가했다. 이는 독감 유행 기준의 2.47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더해 주로 영유아가 감염되는 호흡기 감염증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전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 환자는 1000명이었다. 이중 ‘메타뉴모 바이러스’ 입원 환자가 349명으로, 3주 전(214명)보다 63% 늘었다. 메타뉴모와 함께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분류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입원 환자(309명)도 3주 만에 26%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에 대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박가영 교수는 “원래 영유아를 대상으로 매년 유행하던 감염증이었지만 올해엔 방역지침 완화로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방문하는 아이들이 늘면서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 자연치유 되지만 첫 감염 탓에 증상 심할 수 있어
호흡기 감염증의 치명률은 높지 않다. 건강한 영유아는 대개 자연 치유된다. 두 바이러스는 특징이 유사하다. 감염된 사람의 비말이나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파되고 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현된다. 증상은 발열·기침·콧물 등 감기와 비슷하다. 최대 2주 정도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을 거친 뒤 치유된다.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을 보이기도 하는데 하기도 감염을 통해 세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어서 해열제나 수액 등으로 대증치료를 실시한다.

이번 유행 땐 증상이 심할 수 있다. 호흡기 감염증은 원래 유행과 감염이 지나간 뒤 영유아들이 항체를 형성해야 증상이 약해진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으로 한 번도 감염되지 않은 아이들이 많은 상황이다. 첫 감염은 비교적 심한 증상을 동반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특히 마스크를 썼던 기간이 감염증에 잘 걸리는 시기와 겹쳤던 3~5세 아이들은 첫 감염일 가능성이 높아 증상이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도 우려를 키운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두 감염증은 동시에 찾아올 수도 있다. 드물지만 독감과 함께 감염되기도 한다. 박가영 교수는 “특히 조산아이거나 천식, 심장병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 아이들은 여러 호흡기 감염증에 동시에 걸리거나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 맞고 개인위생 수칙만 지켜도 안전
여러 감염증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서 최선은 중증으로 가는 걸 예방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독감 백신이다. 위험 요인을 차단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박가영 교수는 “요즘엔 대부분 부모가 아이에게 독감 백신을 맞힌다”며 “다만 오랫동안 이어진 거리두기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아직 맞지 않은 사례가 종종 보이는데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개인위생 수칙도 중요하다. 류일 교수는 “실내 밀집공간은 피하고 외출 후 손, 입, 코 주위만 깨끗이 닦아도 감염의 절반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아이가 감기 증세를 보인다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는다. 쌕쌕거림을 넘어서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의원을 찾아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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