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며칠만 쉬어도 ‘금같은 근육’ 손실될까 걱정이라면… [헬스컷]

입력 2022.09.27 17:37

3주 정도 운동 쉬어야 근섬유 부피 줄어
보디빌더 아니라면 큰 걱정 안해도 돼

사진=헬스조선DB
취미 활동으로 운동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근육을 키우는 헬스가 인기입니다. 그런데 근력운동을 조금이라도 쉬면 키워온 근육을 잃을까봐 강박처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근손실 걱정,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근손실은 근육 사용량 줄어 근섬유 부피 작아지는 현상
근육량은 필요에 따라 결정됩니다. 우리 몸은 약 3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근육도 마찬가진데 근섬유라고 불리는 가늘고 긴 원기둥 모양의 근육세포들이 다발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거운 물체를 들면 근섬유는 쉽게 찢어집니다. 이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혈류량이 증가하면 근섬유는 펌핑됩니다. 상처에서 회복된 근섬유는 이전과 같은 자극에 대비하기 위해 글리코겐 등 더 많은 에너지원을 보유하며 부피가 커집니다.

그런데 근육은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의 양이 많습니다. 몸 입장에서 가성비가 안 좋은 셈이므로 사용량이 적다면 서서히 근육의 양을 줄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우리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골격근부터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근손실은 근섬유의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복 유산소가 근손실? 마라톤하거나 체지방률 15% 이하 아니라면…
근손실 관련 속설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게 공복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에너지가 필요할 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순으로 사용합니다. 별다른 에너지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면 체내 단백질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근손실이 발생한다는 우려는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식사 전 공복 유산소 운동이 우려할 정도의 근손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공복에 유산소 운동을 했더라도 하루 세끼 적절히 영양소를 섭취했다면 근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체지방률이 15%보다 낮거나 마라톤처럼 장기간·고강도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면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공복 유산소 운동은 근손실보다 다른 부작용들을 우려해야 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공복 유산소가 체중 감량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반복되면 대사 과정에서 생성된 독소들이 순환계로 유입돼 횡문근융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근육의 호르몬들도 지방 연소에 좋은 영향을 끼치므로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도 유산소,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한 번 운동했던 기억 품고 있는 근육
근손실은 운동을 쉬는 기간에 찾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마저도 시점은 알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운동 기간 ▲활동량 ▲식습관 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운동을 쉬고 나서 3주 정도가 지나면 근섬유의 부피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근육이 곧 성적인 보디빌더나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며칠 쉬었다고 근손실을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설사 근손실이 찾아왔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운동하는 데 들였던 노력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근육세포 덕분입니다. 대다수 세포가 핵을 하나만 가지고 있는 반면, 근육세포는 핵을 수백 개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위성세포라고 불리는 줄기세포가 부피가 커지는 근섬유를 감당하기 위해 분열하기 때문입니다. 세포의 핵에는 단백질 발현과 관련된 DNA가 들어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논문을 보면 생쥐에게 2주 동안 강도 높은 근력운동을 시키자 근육세포 단면적이 35% 증가하고 세포핵 개수도 54%나 늘어났습니다. 그 뒤 신경을 끊어 근육이 움직이지 않게 한 뒤 2주가 지나자 근육세포 단면적은 처음보다도 줄어들었지만 세포핵의 개수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근육세포가 커지면서 늘어난 세포핵은 세포가 쪼그라들어도 남아 있다는 말입니다.

근육세포의 핵이 남아있다면 쉬었다가 다시 운동해도 빠르게 과거의 근육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근육의 손상과 회복 경험이 많을수록 핵의 수도 많아집니다. 다만 근육세포의 핵도 평생 유지되는 건 아닙니다. 노르웨이 생물학자 크리스티안 군더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근육세포 핵의 수명은 약 15.1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이 들어서 찾아오는 근손실은 근감소증, 역시 운동으로 예방 
단, 젊었을 때 운동을 하지 않았던 65세 이상 인구는 근손실을 우려해야 합니다. 이 시기의 근손실은 근감소증이라 불리는데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질환입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 운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하는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부터 근육 성장이 어려워집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노화된 근육세포는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 수준이 낮고 근육 위성세포의 수와 활성도 또한 감소하는 특징들을 보인다”며 “특히 노인의 근육 성장을 저해하는 주된 원인은 노화된 근육세포가 신체활동이나 영양 보충과 같은 동화 자극에 대한 민감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근감소증은 치료제가 없습니다. 효과가 작더라도 운동하고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사실상 유일한 치료법입니다. 임재영 교수에 따르면 노년층은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주로 하지만 근육의 손실을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이 필수입니다. 가능하면 주 2~3회가 좋고 1회라도 유산소 운동 외에 근력 운동을 따로 하는 게 좋습니다. 근육의 구조를 형성하는 단백질도 권장량대로 섭취해야 합니다. 반대로 대사작용을 일부 차단하는 알코올 섭취는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