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골반염과 불임,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생식기계 질환

염증 회복 과정과 관련한 그림 4개 붙인 것
여성이 골반염으로 진단받으면 "불임 가능성이 있으니, 충분한 기간 약을 먹으라"고 권유받는다. 골반염과 불임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골반염
‘골반염(pelvic inflammatory disease: PID)’은 자궁 안에 있던 세균이 자궁 속막과 자궁관, 그리고 복강까지 퍼지면서 일으키는 ‘염증’을 말한다. 흔히 질염이나 자궁경부염이 치료되지 않으면, 세균이 자궁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서 문제가 생긴다.

성병 원인으로 잘 알려진 임질 균(Neisseria gonorrhoeae)과 클라미디아 균(Chlamydia trichomatis)이 가장 흔한 원인균다. 심지어 정상적으로 질에서 살아가는 세균(Gardnerella vaginalis)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균(H. influenza), A군 연쇄구균(Group A Streptococcus), 폐렴구균(pneumococcus)도 흔치 않은 골반염 원인균이다.

골반염의 대표적 증상은 아랫배 통증, 고열, 성관계 시 통증, 질 분비물 냄새, 배뇨통 등이다. 병원 진찰 시 자궁 목이나 자궁 부속기관(난소와 자궁관)의 통증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무증상인 경우도 있다. 골반염 증상은 매우 다양해서 ‘열감을 동반한 비뇨생식기계의 이상 증상(질 분비물 증가, 생리량 과다, 배뇨 시 불편감)’이 있는 여성이라면, 검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염증 회복과 치료
‘염증(inflammation)’은 손상 정도, 위치, 조직과 숙주 반응 등 많은 변수에 의해 다양하게 아나타난다. ‘조직수복(tissue repair)’은 손상 후 조직의 구조와 기능 회복을 의미한다. 손상된 조직은 크게 ‘재생‘ ’흉터’라는 두 가지 염증 회복 과정을 거친다. <그림 1> ‘재생(regeneration)’은 남아 있는 조직이 증식해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현상이다. 재생으로만 수복(repair)이 완성될 수 없다면, 결합조직 축적으로 손상 부위가 대체된다. ‘흉터(scar)’는 혈관과 육아조직 형성 그리고 결합조직 재구성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구조가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사 프로필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
심한 골반염에서 염증 회복으로 ‘흉터’가 생기면, 자궁과 자궁 부속기관(난소와 자궁관)은 해부학적 구조가 변한다. 그에 따라 기능도 변한다.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임신 과정이 방해받아 ‘불임’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효과적인 골반염 치료는 ‘광범위 항생제’다. 충분한 기간 약 복용이 중요하다. 중간에 증상이 좋아졌다며 약 복용을 그만두면 큰일이다. 증상은 없지만, 염증은 점점 더 나빠져 문제될 수 있다. 만약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이 칼럼은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