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피부 두드러기·자반증 유발… 국내 조사 진행 중

입력 2022.09.08 09:59

바이러스가 피부에 축적, 면역 염증 반응 일으켜

두드러기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에 걸리면 피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했고, 중년에게 두드러기·출혈성 자반증이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가 피부 병변을 유발한 사례는 외국에서 여러 차례 보고돼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7월부터 피부과전문의 의료기관 병원장들이 모여 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하는 피부 관련 후유증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피부세포, 코로나바이러스에 직접 감염되는 걸로 보여
대유행 초기부터 코로나19를 앓은 이후 각종 피부질환이 생겼다는 호소가 있어 왔다. 이란 테헤란대 연구팀이 43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2020년 연구에 따르면 당시 100명 중 1명이 피부 질환을 호소했다. 영국피부학회지에 실린 한 연구에서도 코로나19와 피부질환 사이 상관관계가 확인됐는데, 코로나19에 걸린 이력이 있는 참가자의 6.8%는 몸통 발진, 3.1%는 손이나 발에 발진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월에 조사가 시작됐다. 환자를 병원 진료실에서 직접 만나는 강소병원 피부과 전문의들이 닥터스허브(관심 분야가 같은 의사들이 모여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기 위해 공동연구 하는 단체)에서 모여 확보한 환자케이스 데이터를 공유, 수집, 정리하는 중이다.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벧엘피부과(강남점) 임숙희 대표원장은 "아직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가 각질세포와 땀샘 세포에 많이 분포돼 있어 바이러스가 직접 피부세포에 침투해 증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환자들의 피부조직검사에서도 뒷받침되는 소견이 나왔다"며 "호흡기로 감염된 바이러스로 유발된 면역 복합체가 혈액을 통해 피부조직에 가 축적된 후, 2차 면역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중년에게 두드러기·출혈성 자반증 가장 흔해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2주 이내에 피부 질환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임숙희 대표원장은 "지금까지 모인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두드러기 모양의 발진을 포함한 두드러기, 출혈성 자반증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며 "특정 부위에서 질환이 더 많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두드러기는 대부분 전신에, 출혈성 자반증이나 일부 홍반 가려움은 팔다리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중년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코로나19로 인한 피부 질환이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지금까지 우리 연구에서 수집된 사례에서도 주로 40~50대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나온 국외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코로나19와 관련한 피부 질환은 크게 5가지, ▲바이러스성 감염의 특징인 붉은 피부와 붉은 융기 ▲두드러기 ▲망사형 혈관성 발진 ▲수포성 분화 또는 물집 ▲손가락·발가락 동상 같은 발진 등으로 나뉜다. 붉은 용기가 솟는 홍반성 발진이 가장 흔하게 나타났다. 두드러기는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망사형 혈관성 발진은 주로 고령자와 중증자에서 보였다. 물집은 감염 초기 단계에서 많이 나타났는데, 중장년층과 아이에게 잘 나타나며 딱지가 잘 생기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손가락과 발가락 발진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때 특히 흔했는데, 어린이에게 비교적 가벼운 감염에서 호흡기 증상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신다혜 교수는 "보통 몸통에 생긴 피부 질환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에 의해 발생하고, 손발에 생긴 피부 질환은 손과 발에 모세혈관이 많아 혈전이나 손상된 혈관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걸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약물 처방으로 대부분 완화돼
코로나19 이후 피부 질환이 나타났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신다혜 교수는 "중증도와 기저질환 여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피부 질환은 보통 1~2주 이내 회복된다"며 "병원을 방문하면 증상 정도에 따라 항히스타민이나 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하는데, 대부분 약물 처방 후 바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약제 복용과 함께 충분한 휴식과 수면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임숙희 대표원장은 "환자 대부분이 코로나 진단을 받고 격리가 해제됐는데도 증상이 이어져 병원에 방문하므로, 피부질환이 코로나를 진단하는 임상소견으로는 의미가 없다"면서도 "두드러기나 여러 발진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코로나 미감염자라면 잠복 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병력 청취를 좀 더 세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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