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점점 굽는 허리, 팔꿈치 굳은살… '척추후만증' 주의

입력 2022.08.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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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임재현 원장​
지난 50년 동안 밭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온 김모(78)씨. 김씨는 힘든 농사일과 집안일로 허리를 펼 시간이 없었는데, 허리통증은 물론 다리도 아파 거동 자체가 불편했지만, 일을 멈출 수 없었다. 고된 세월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김씨는 팔꿈치까지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김씨와 같은 사례는 척추후만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정상적인 척추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목과 허리는 전만곡(앞으로 나온 모양), 가슴과 엉덩이는 후만곡(뒤로 휜 모양)을 가지면서 S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척추뼈 주변 근육의 이상으로 가슴과 엉덩이 부분인 후만곡이 비정상적으로 휘어져 몸이 앞으로 구부러진 상태를 척추후만증이라 한다. 김씨와 같이 쪼그려 앉아 장시간 일을 하는 것이 척추후만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중년 이상의 여성에게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후만증으로 병원을 찾은 60세 이상 환자들 중 77%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척추후만증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허리를 지지해 주는 근육이 약해져 발생한다.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은 크게 허리를 앞으로 굽혀주는 복근과 허리를 펴는 신전근으로 구분하는데 김씨처럼 오랜 기간 쪼그려 앉아 허리를 숙이고 일을 하면 신전근이 약해지면서 허리가 앞으로 굽게 된다. 만약 잠시동안 허리를 펼 수 있지만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허리가 앞으로 굽는다면 근육 문제로 인한 척추후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두번째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로 인해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후만증은 외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허리통증은 물론 다리가 저린 방사통까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척추후만증을 방치한다면 허리가 점점 굳고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질환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만약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척추후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설거지를 할 때 팔꿈치를 싱크대에 받치기 때문에 팔꿈치 부위에 굳은살이 생긴다. ▲ 허리가 앞으로 굽고 오르막길이나 비탈길을 오르기 힘들다. ▲ 물건을 앞으로 들기 어렵다.

척추후만증은 발병원인, 정도 등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지만, 하지방사통이 동반되거나척추압박골절이 의심될 경우 CT나 MRI, 골밀도 검사를 진행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주사치료나 재활운동 등 보존적인 치료로 충분히 호전 가능하다. 만약 보존적 치료에 별다른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굽은 허리를 펴주는 교정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가 감당하기에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을 교정해 척추후만증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후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허리에 부담이 되는 좌식생활보다는 의자, 침대생활을 하는 것이 좋고 의자에 앉을 때 의식적으로 허리를 곧게 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 허리를 굽혀 일을 계속해야 한다면 1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집안일을 할 때에는 손잡이가 긴 청소도구를 이용해 가급적 허리를 굽히지 않게 하는 게 좋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따로 운동을 할 시간이 없다면 허리를 곧게 펴고 하루 30분 정도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게 허리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칼럼은 강남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임재현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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