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약값 아끼려고 해외직구 했다간…"

입력 2022.07.27 10:03 | 수정 2022.08.11 15:38

[전문의에게 묻다] 연세에이앤비 피부과 이해진 원장

 

1000만 탈모 시대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탈모 성지’로 불리는 전국 병·의원, 약국을 찾는다. ‘나이가 들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말도 옛말이다. 30대 직장인, 20대 대학생도 탈모가 최대 고민거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값을 아끼기 위해 부적절한 경로로 약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탈모약을 구매·복용하면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은 물론, 부작용 우려 또한 크다고 의견을 모은다. 연세에이앤비 피부과 이해진 원장을 만나 탈모 치료법과 주의사항에 대해 들었다.

연세에이앤비 피부과 이해진 원장/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남성형 탈모의 원인은 무엇인가?
남성형 탈모는 말 그대로 남성호르몬으로 인해 생기는 탈모다. 남성호르몬이 모발 주위 세포 안쪽으로 들어가 5알파 환원효소와 만나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호르몬으로 변해 남성형 탈모를 유발한다. 남성호르몬 수치, 남성호르몬에 대한 민감도 등이 문제가 된다.

-젊은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식생활, 수면패턴 등 생활습관 변화와 함께, 과거보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환자 수 자체도 늘었지만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20대 초반 남성 또한 조금이라도 탈모가 의심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치료를 받는다.

-탈모 의심 증상이 있다면?
자고 일어났을 때 머리카락이 100가닥 이상 빠지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뒤통수 모발에 비해 정수리·앞머리 모발의 두께, 강도, 굵기가 얇은 경우에도 남성형 탈모 가능성이 있다. 뒤통수 모발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도 남성형 뒤통수와 정수리·앞머리 모발 상태를 확인해 남성형 탈모를 진단한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의 작용을 차단해 탈모 진행을 억제한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어떤 치료법이 있나?
탈모 초기에는 대부분 경구용 약물로 치료를 시작한다. 경구용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추가 치료를 진행하며, 탈모가 중증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모발이식도 고려한다.

-탈모에 사용되는 치료제는?
탈모를 유발하는 5알파 환원효소는 제1형과 제2형 두 가지다. 탈모치료제 성분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로, 피나스테리드는 2형 효소를, 두타스테리드는 1, 2형 효소의 작용을 차단해 탈모 진행을 억제한다. 1형 효소는 피부 전반, 주로 피지선에 분포하지만, 제2형은 모낭의 모유두와 외측모근초에 대부분 분포한다. 탈모는 대부분 모유두 주변 영향을 받으며 피지선의 영향은 적다.

-‘피나스테리드1mg’이 1차 치료로 권장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피나스테리드1mg은 아시아컨센서스위원회가 발표한 남성형 탈모치료 알고리즘 가이드라인, 일본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 유럽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 등 여러 글로벌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방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가 두타스테리드 보다 성기능 장애와 같은 부작용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위해 사용하던 약물로, 두타스테리드는 탈모치료제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용량이 동일한 반면, 피나스테리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가 탈모치료제보다 용량이 5배 더 많다.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차이는?
제네릭 의약품은 신약과 달리 임상시험이 아닌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 출시·판매된다. 시험을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오리지널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복제약이다보니 효능에 차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일부 제네릭 의약품은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국가에서 제조되기도 한다. 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경우 FDA 승인을 받고 안전한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또한 오리지널 의약품은 약효를 예측했을 때 정확도가 높은 편이지만, 제네릭 의약품은 효과가 예상과 다른 경우가 있다. 용법을 지켜 약을 6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했음에도 효과가 없는 식이다. 데이터 상에는 차이가 없지만, 실제로 약을 복용하면 드물게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연세에이앤비 피부과 이해진 원장/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해외직구로 약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 생산되는 제네릭 의약품 중에는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제품들도 많다. 이론적으로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과가 비슷할 수 있으나, 유통과정이 불분명해 신뢰하기 어렵다. 제조·보관과정에서 불순물 혼입, 변질, 오염 등의 위험도 있다. 이 같은 약을 복용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부작용으로 인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해외직구로 구매한 탈모약을 먹은 뒤 부작용이 생기면 병원에서 정확히 대처·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약물은 효과만큼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불법 직구는 지양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전문·일반의약품을 구매하는 것은 약사법 위반 행위다.

-탈모약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성기능 저하, 발기 부전 등과 같은 문제를 우려하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는 약 5% 수준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100명 중 95명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부작용이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많으며, 대부분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부작용 또한 사라진다.

-탈모 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
초기에 시작해야 한다. 최근 들어 평소보다 머리가 많이 빠진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큰 만큼, 부모, 친척 중 탈모 환자가 있다면 평소 모발 상태를 유심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세에이앤비 피부과 이해진 원장/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탈모를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탈모는 자존감이나 외모에 대한 만족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남들보다 머리숱이 적다는 이유로 위축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인간관계, 사회생활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탈모를 초기에 치료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탈모 예방·치료에 대해 조언한다면?
가장 좋은 예방법은 탈모를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다. 흡연·음주, 불규칙한 수면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평소 모발 상태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증상이 없고 나이가 어려도, 가족 중 탈모 환자가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탈모 진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되면 더 이상 모발이 빠지지 않도록 초기부터 약을 복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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