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소식]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에크모 환자 항생제 투여 권고안 마련

입력 2022.07.25 13:45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위진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위진 교수./사진=가천대 길병원
세계 최초로 에크모(ECMO) 치료 시 필수적인 항생제 투여 권고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마련됐다. 에크모는 심장성쇼크, 급성심부전 등 매우 심각하고 위중한 상태의 심장 중환자가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없어 생명 유지가 어려운 경우, 적절한 혈액순환 유지를 위해 체내로 삽입하는 기계순환보조 장치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 심장내과 위진 교수팀은 에크모 적용 심장 중환자에서 감염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는 항생제의 적정 투여 용량 권고안을 연구해 최근 발표했다.

에크모 적용 환자는 대부분 위중한 기저질환 때문에 장기간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과정에서 다양한 침습적 장치들이 사용되고, 면역 기능이 저하돼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 실제 장기간 에크모 적용 환자의 60% 이상에서 감염이 확인되고, 에크모 유지 중 발생하는 감염 합병증은 사망 위험을 38~63%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진 교수는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게 항생제를 통한 감염의 적절한 예방과 치료는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위한 연구는 이제껏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서는 여러 변수들로 각 약물마다 다양한 약동학적 변화가 발생한다. 이는 약물의 혈중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일 항생제의 혈중 농도가 목표 치료범위보다 낮아지면 감염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실패로 이어진다. 반대로 높아지면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에크모 적용시 각 약물별로 혈중농도 변화를 고려한 투여용량과 관련한 연구결과가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었다.

위진 교수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 등 심각한 심장성쇼크 또는 중증심부전으로 인해 에크모를 적용한 심장중환자들 중 감염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Piperacillin/Tazobactam)을 투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의 시간대별 혈중 농도, 환자 및 에크모 관련 변수들을 분석했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집단 약동학적 모델을 구축하는데 사용됐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에크모 적용 시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투여 권고안을 마련해 제시했다.

연구 결과, 환자의 중증 질병 상태 및 에크모, 지속신장대체요법과 같은 체외순환은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약동학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하루 투여량이 동일하다면 연속주입 방법은 간헐적주입 또는 연장주입 방법보다 가장 높은 혈중 목표농도 달성률을 보였다.

에크모 또는 지속신장대체요법에 관계없이 크레아티닌 청소율(CrCL)이 40mL/min 이하, 40~60mL/min, 60~90mL/min인 환자들은 각각 최소 12, 16, 20g의 하루 투여량이 필요했다. CrCL 90mL/min 이상인 환자들의 경우에는 심지어 하루 24g을 연속주입 방법으로 투여해도 적절한 목표농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서 피페라실린/타조박탐 투여시 고용량의 연속주입 방법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위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에크모 적용 환자에서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약동학 연구"라며 "에크모 적용 심장 중환자에서 감염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는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약물농도 변화와 관련된 주요 요인들을 확인하고 합리적인 약물투여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 합병증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연구의 가장 큰 의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미생물학회 공식학회지이자 세계적 수준의 SCI 저널인 'Microbiology Spectrum'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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