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침수 차량에 갇혔다… 기다린다 vs 창문 부순다

입력 2022.07.06 10:02

침수된 차량
침수된 차 안에 갇혔을 때 문과 창문이 안 열린다면 신속히 목 받침대를 뽑아서 측면 유리의 가장자리를 강하게 쳐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삶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다. 개중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도 있다. 이 때, 초 단위의 판단과 행동이 삶과 죽음을 결정한다. 잘못된 정보, 빗나간 대처는 사망을 부른다. 가장 먼저 할 일은 119 연락이다. 구조를 요청한 뒤엔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을 활용해 생존율을 높일 방법들이 있다. [살아남기] 시리즈에 주목해주시길. (편집자 주)​

살면서 물이 들이치는 차에 갇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하늘이 뚫린 듯 폭우가 계속되는 장마철엔 실제 그런 일이 생긴다. 침수된 도로나 지하차도, 급류 하천을 마주하고도 ‘이 정도는 건너갈 수 있겠지…’ 안일하게 생각한 탓이다. 차가 미끄러졌거나 운전 미숙으로 깊은 물에 빠질 수도 있다. 침수되는 차에 고립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문을 열고 나가는 게 먼저다. 통상 타이어 높이의 3/4 이상 물이 차오르면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지하차도 안에 있거나 거센 물살에 휩쓸리고 있다면 차의 ‘안위’를 우려할 시점이 아니다. 차량 침수 피해는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 뒀거나 침수통제구역, 주차금지구역에 주차해뒀던 게 아니라면 자기차량손해담보에 의해 보상받을 수 있다.

문제는 문이 열리지 않을 때다. 외부의 물이 차 문의 손잡이 높이까지 차오르면 수압이 강해 문을 열기 어렵다. 차 내부에 물이 들어오기도 한다.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손병래 교수는 “차량 내부에 물이 들어오는 시점은 타이어 중앙부터 위쪽으로 10~15cm까지 차올랐을 때라고 볼 수 있다”며 “이때부터는 흡기구를 통해 물이 들어오고 엔진과 차량 전자장치도 침수되기 시작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창문도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과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방법은 두 가지다. 첫번째 방법은 아예 물이 더 차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실험 결과 자동차 내부에 차오른 물의 높이가 외부의 물 높이와 30cm 정도로 좁혀지면 문이 열리긴 한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익사할지도 모르는데 평정심을 유지한 채 물이 차오르기를 기다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남은 방법은 재빠르게 창문을 부수는 일이다. 다만 영화에서처럼 쉽게 생각하는 건 금물이다. 차량의 창문은 강화유리다. 손병래 교수는 “일반적인 차량 유리는 강화유리에 필름이 덧씌워진 접합강화유리인데 성인 남성의 발길질로는 깰 수 없다”며 “다만 뾰족한 물체로 측면 유리의 가장자리를 강하게 치면 균열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 내부에 비상탈출망치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땐 의자 목 받침대를 활용한다. 목 받침대를 끝까지 뽑으면 끝이 뾰족한 꼬챙이가 등장하는데 창문에 균열을 가할 수 있을 정도다. 자동차 시트가 일체형이라 목 받침대를 뺄 수 없다면 안전벨트 체결 장치라도 활용한다.

장마철 차량 침수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교량과 지하차도는 피한다. 물 높이가 낮아도 물살이 강하다면 차가 휩쓸릴 수 있다. 특히 지하차도는 물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물이 차 있다면 돌아간다. 꼭 가야 한다면 주행 가능한 물 높이의 마지노선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손병래 교수는 “번호판이 전부 보이는 정도의 물 높이라면 아직 주행이 가능하다”며 “다만 이때도 이물질이나 장애물로부터 엔진을 보호하는 언더커버가 손상됐다면 엔진, 전기장치, 점화장치 등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알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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