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치료, 지역 불균형 심각… 이송 시스템 개선·센터 구축 절실"

입력 2022.07.01 16:54

간담회를 진행 중인 모습
왼쪽부터 대한뇌졸중학회 차재관 질향상위원장, 배희준 이사장, 이경복 정책이사, 강지훈 병원전단계 위원장./대한뇌졸중학회 제공
뇌졸중 치료 안전망 확보를 위해 병원 전단계 뇌졸중 환자 이송 시스템을 강화하고 응급의료센터 분포와 같은 전국적 뇌혈관질환 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빠른 이송과 대처가 필요한 뇌졸중 환자들이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져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적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한뇌졸중학회는 1일 ‘뇌졸중치료 향상을 위한 병원 전단계 시스템과 뇌졸중센터 현황 및 방향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뇌졸중치료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효과적인 뇌졸중치료를 위한 정책 개선 방안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주제 발표를 맡은 대한뇌졸중학회 이경복 정책이사(순천향의대 신경과)는 “뇌졸중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 4위 질환으로, 연간 약 1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체 뇌졸중환자의 78%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 환자인 데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점차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갑작스러운 뇌혈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혈류 장애란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 뇌졸중과 뇌혈관 파열에 따른 출혈 뇌졸중을 뜻한다. 뇌졸중 치료에서 ‘골든타임’은 환자의 생명과 후유증으로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이경복 정책이사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혈전을 녹이거나 뇌혈관에 기구를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재관류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뇌졸중센터 일차 이송비율이 증가할수록 사망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음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병원 전 단계에서 뇌졸중환자를 적절한 치료 기관으로 이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2016~2018년 사이 발생한 허혈성 뇌졸중환자 중 약 20%는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24시간 이내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 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전원 환자의 비율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으며, 가장 낮은 제주는 9.6%, 가장 높은 전라남도는 44.6%에 달했다. 절반 가까운 환자가 치료 가능한 다른 병원을 찾아야 했던 셈이다.

이처럼 전원율이 높은 이유는 전문 인력 부족과 뇌졸중센터 지역불균형의 영향이 크다. 현재 지역응급의료센터는 22년 5월 기준으로 215개에 달하지만, 표준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센터는 67개뿐이다. 구급대원이 이송 예상병원에 뇌졸중 의심 환자를 사전 고지하는 비율이 98%에 달하는 반면, 이 정보가 뇌졸중 진료 의료진에게 적절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문 뇌졸중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양질의 뇌졸중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뇌졸중센터 인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맥 내 혈전용해술 시행가능 여부, 뇌졸중 집중치료실 운영 등 9개 기준 21개 항목에 따라 평가를 진행하며, 뇌졸중 급성기 치료 가능 여부가 인증의 주요 기준이 된다. 현재 재관류치료까지 가능한 뇌졸중센터 54곳, 일반 뇌졸중센터 13곳 등 총 67곳이 뇌졸중센터로 인증됐다.

문제는 뇌졸중센터가 서울·경기·부산 등 특정 지역에 밀집돼 있다는 점이다. 뇌졸중 환자들의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센터도 수도권에 57.1%가 집중돼 있어 지역편중이 극심한 상황이다. 뇌졸중학회 차재관 질향상위원장(동아의대 신경과)은 “전남·전북·경북·강원 등 고령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지역은 뇌졸중센터가 확충돼야 한다”며 “뇌졸중과 같은 급성기 질환은 빠른 대처와 치료가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거주 지역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권리를 누리지 못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학회는 인력·자원 부족 또한 뇌졸중센터 지역 불균형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차 위원장은 “뇌졸중집중치료실은 뇌졸중 후 환자 사망률을 21%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될 정도로 환자의 예후와 직접적인 연관을 보인다”며 “2017년 뇌졸중 집중치료실에 대한 수가가 신설됐으나, 매우 낮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뇌졸중 집중치료실의 입원료는 약 13만원~15만원 정도로, 간호간병통합 서비스 병동 병실료 보다 낮다”고 했다.

또한 학회는 지역편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 전 단계 뇌졸중 환자 이송 시스템을 강화하고 중증응급의료센터를 기반으로 뇌혈관질환 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료서비스와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센터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담당 의료기관을 전국적으로 균형감 있게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진료권을 기반으로 한 응급의료센터 분포 체계와 같이, 급성기 뇌졸중 진료가 가능한 뇌졸중 센터를 전국적으로 확충하고 신경과 전문의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보건복지부 예산 중 응급의료기금은 2759억원으로 2021년보다 12% 증가했으며, 암 관련 예산은 약 1019억원 정도로 편성돼 있다. 그러나 뇌졸중 관련 권역심뇌혈관센터 지원 예산은 71억원 수준이다. 학회는 전달체계 기본이 되는 지역뇌졸중센터 설치와 권역센터 확대, 중앙센터 설치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복 정책이사는 “뇌졸중은 적정 시간 내에 치료 여부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급격히 달라지는 급성기 질환임에도, 전문의 부족, 뇌졸중 센터 운영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며 “변화하는 인구구조와 치료 환경을 반영해, 병원 전 단계에서 적절한 기관으로 이송돼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뇌졸중학회는 이 같은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2일 대한응급의학과와 함께 공청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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