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복용 때 왜 커피·밀가루 먹지 말라고 할까?

입력 2022.06.13 15:20
한약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약을 처방받을 때 한의사로부터 커피, 술, 녹두, 밀가루,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먹지 말라는 얘기를 흔하게 듣는다. 왜 그럴까?

음식을 가려야 하는 이유는 문헌적 근거가 있다기 보다 한약의 특성에 기인한다.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약은 식품에서 출발했다. 예를 들면, 목의 통증에 소염 효과가 있는 길경은 말린 도라지이며 갈근은 칡뿌리이다. 또 열이 많은 경우에 사용하는 사삼은 바로 더덕이며, 수정과를 만드는 계피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약재로 쓰기도 한다. 수천 년을 전해 오는 한약재는 우리 일상생활의 먹을거리들 가운데 약효를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말려서 한약장으로 옮겨온 것들이다.

책 <내 손으로 보약만들기>에 따르면 한약재의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일상의 먹을 거리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는 음식들을 가려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몸 상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도 가려서 한약의 치료 효과를 도모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환자가 병적인 상태에서 소화 기능을 좋게 해 한약이 잘 소화 흡수되게 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며 “일례로 쌀을 주식으로 해왔던 한국인은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한약의 원활한 소화 흡수를 위해 경험적으로 한약 복용 시 밀가루 음식 섭취를 삼가라고 처방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체질적으로 소화 기능이 약하고 몸이 찬 사람은 밀가루 같은 찬 성질의 식품의 주의해야 한다. 소화 기능이 약해지면서 한약 효과가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 돼지고기, 녹두 같은 식품도 성질이 찬 식품이라 한약 복용 시 삼가라고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박재우 교수는 “열이 많은 소양인이 확실하지 않은 한 한약 복용 시 찬 성질의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열이 많은 소양인은 닭고기, 고추 같은 매운 향신료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술의 경우는 건강 컨디션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누구나 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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