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컷] 아침밥 ‘찬반 논쟁’ 진짜 총정리

입력 2022.05.25 06:20

아침 결식 인구 꾸준히 증가
아침 식사, 뇌 활성화·체중 조절 도움
아침 먹으면 속 불편한 사람 먹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아침밥 결식률 그래프
사진설명=없음/그래픽=헬스조선DB

아침밥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익히 알려져 왔습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에게는 아침밥이 갖는 중요성 더욱 큽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등학생 아침 급식 제공’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약까지 내걸 만큼 아침밥을 챙겨먹는 게 중요한 일일까요? 아침식사의 여러 가지 이점을 살펴보는 동시에, ‘아침밥 반대파’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봤습니다.

◇아침식사는 하루를 여는 힘, 불필요한 간식·과식도 방지
아침밥은 활기찬 하루를 여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입니다. 반대로 아침식사를 거르면 영양소,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하루를 맞게 됩니다. 아침을 먹지 않을 경우 뇌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상적인 뇌 활동을 위해서는 수천억 개에 달하는 뇌신경세포가 제대로 ‘일’을 헤야 하는데, 뇌신경세포와 신경전달물질은 체내에 포도당과 단백질이 풍부할 때 정상적으로 기능합니다.

또한 아침밥을 거르는 습관은 뇌 속 식욕중추와 감정중추에도 영향을 미쳐 흥분·불안 상태를 유발하고 집중력·사고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어린 학생들에게 아침식사가 중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오후 시간대 불필요한 간식이나 과식·폭식을 방지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아침을 먹으면 뇌가 활성화되고, 포만감이 지속돼 체중 조절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며 “저녁 식사 때와 달리, 아침에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나 음주를 할 위험도 적다”고 말했습니다.

◇밥 먹을 여유 없는 한국인, 아침 결식률 매년 늘어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 중 주 5일 이상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아침결식 예방인구 비율)은 2019년 53.4%에서 2020년 51.5%로 감소했고, 지난해 50.0%까지 떨어졌습니다. 조사대로면 한국인 절반은 최소 주 3일 이상 아침밥을 거르고 있는 셈입니다.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초등학생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2015년 3.93%에서 2019년 5.64%까지 증가했으며(교육부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중·고등학생 역시 같은 기간 27.9%에서 35.7%로 결식률이 10% 가까이 늘었습니다(질병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 특히 청소년의 경우 지난해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이 38%를 기록하면서, 성인 못지않게 많은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침밥을 거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입니다. 매일 아침 “5분만 더”를 달고 사는 한국인들에게 아침식사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아침식사 결식률 증가는 수면 부족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하루 7시간51분입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수치로, 회원국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입니다. 이밖에 과도한 저녁 식사량과 야식을 즐기는 습관도 아침식사 결식률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많은 사람이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에 대해 전날 먹었던 야식이나 저녁 식사량을 이유로 들곤 합니다.

◇아침밥 먹으면 속 불편? 안 먹게 된 이유부터 생각해야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아침밥의 중요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주로 오랜 기간 자취 생활을 해온 사람들로, 무리해서 아침식사를 먹어야 할 만큼 하루 세끼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오랜 기간 아침식사를 하지 않다가 아침밥을 먹은 뒤 속이 불편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생활방식이 다른 만큼 모두에게 아침식사가 필수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오랜 기간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오히려 아침식사 후 속이 좋지 않았다면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두 가지 전제, 즉 ▲최소 20~30년 이상 아침밥을 안 먹어왔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었으며 ▲아침밥을 먹은 뒤 속이 불편했던 경우에만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이 습관이 된 대학생이나 20·30대 직장인이라면 아침식사가 몸에 미치는 영향이 아닌, 아침식사를 하지 않게 된 원인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양현 교수는 “젊은 사람의 경우 아직까지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습관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기 힘들다”며 “아침을 먹지 않는 이유가 시간 때문인지, 어제 먹은 야식 때문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매일 왕처럼 아침 먹을 필요 없어… ‘영양소 보충’이 중요
흔히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바쁜 아침 시간에 왕이 될 여유는 없습니다. 아침마다 밥, 국, 반찬 등을 조리해 먹기 어렵다면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식품으로 간단하게 먹는 것을 권합니다. 중요한 것은 영양소를 적절히 보충하고 공복감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고단백 식품을 먹으면 호르몬 영향으로 식욕이 감소하고 포만감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계란찜, 구운 생선 한 토막, 두부 요리, 샐러드 등이 추천되며, 이마저 부담된다면 삶은 달걀 1~2개, 단백질 음료 한 잔, 저지방 요거트 등을 챙겨 먹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빵이나 당 함량이 높은 음식은 쉽게 포만감이 사라지고 칼로리가 높으며, 과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자극적이고 짠 음식 역시 당연히 좋지 않습니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생활습관 개선도 요구됩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면 저녁에 미리 아침식사를 준비해두고 자는 것 또한 방법입니다. 늦은 저녁 과식과 야식은 아침식사를 거르는 좋은 핑계가 될 수 있는 만큼, 삼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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