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효과 논란 속, '휴미라 복제약'에 쏠리는 관심

입력 2022.05.20 17:00

자가면역질환 치료 '스타 약품'... 바이오시밀러 7종 내년 출시

(왼쪽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임랄디'와 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제공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생물학적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7종이 2023년 미국 출시를 앞둔 가운데 국내에서는 바이오시밀러 검증에 불이 붙었다. 국내 제약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와 '유플라이마'의 미국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제약사는 오리지널과 복제약이 똑같다고 주장하지만, 복제약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바이오시밀러는 정말 오리지널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약일까?

◇효과 적고, 재발률 높다?… "오리지널과 유사한 수준"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품질, 안전성, 유효성 전반에서 동등함을 인정받은 생물의약품이다. 즉, 휴미라의 사용 결과와 임랄디 또는 유플라이마의 사용 결과가 같아야 하는데, 최근 연구결과들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으면 바이오시밀러만 사용했을 때보다 치료 효과가 높다는 연구, 바이오시밀러가 재발률이 높다는 연구 등이 존재한다.

올해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ECCO)에서 발표된 헝가리인 염증성 장질환 대상자 연구를 보면, 오리지널(휴미라)을 사용하다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한 경우가 바이오시밀러(임랄디)를 사용하다가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임랄디 외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한 경우보다 관해기(완화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기간)에 도달한 환자가 10% 많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오지리널을 사용하던 환자의 88.2%가,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던 환자의 77.4%가 각각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하던 시기에 관해기에 도달했다. 오리지널에서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한 경우, 관해율은 88.2%에서 85%로,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다 다른 바이오시밀러로 바꾼 경우엔 77.4%에서 77.7%를 보였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오리지널을 사용하다 바이오시밀러로 약을 교체하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계속 사용하는 환자보다 재발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 교체 후 24개월 시점에서 오리지널 지속 사용자의 재발률은 22%였으나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한 사용자는 38%를 기록했다.

두 연구만 보면, 치료 효과와 재발률 측면에서 오리지널 제품이 바이오시밀러보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에 비해 미흡하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헝가리인을 대상을 진행된 연구를 검토한 체코 카를로바 의과대학 밀란 루카스 교수는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한 이후에도 관해기의 환자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라며 "이는 바이오시밀러에서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해도 될 만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적 치료 효과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예병덕 교수는 "헝가리 연구의 경우, 관해율에 약 10%의 차이가 있으나 동일한 비율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와 크론병환자가 배치되지 않았고, 환자의 나이나 성별, 질병상태, 이전에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받은 기간 등이 달라 실제 10%의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연구의 핵심은 바이오시밀러로 약물을 교체하더라도 관해기가 큰 차이 없이 유지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재발률을 비교한 스페인 연구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이 결과는 '노세보 효과(nocebo effect)'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노세보 효과란 약효에 대한 불신, 부작용 우려 등 부정적 믿음이 실제 치료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심리적인 현상을 말한다. 예병덕 교수는 "스페인의 연구 결과는 객관적인 염증 수치 등을 확인한 게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자신의 상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노세보 효과'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 교수는 "아직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과 '확실히 똑같다'고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나, 유의미하게 질환을 악화하는 수준의 약이라고 얘기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유플라이마의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2021)에서 발표된 유플라이마의 임상 3상 시험을 보면, 유플라이마는 오리지널인 휴미라에 비해 ‘비열등함’이 입증됐다. 휴미라를 계속 투약한 환자와 휴미라를 26주간 투약하다 유플라이마로 교체한 환자 모두 1년간 비슷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였다.

◇"중요한 건 접근성" 바이오시밀러, 1차 치료제 선택 가능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해야 하는 염증성 장질환자에게 굳이 특정 제품을 고집하기보단 자신의 상황에 맞는 약을 선택하길 권했다. 일단 진단을 받으면 평생 치료를 해야 하는 염증성 장질환의 특성상 경제적인 부담 역시 충분히 고려한 선택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는 "국내외 연구를 종합해보면, 이미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바이오시밀러들은 1차 치료제로 권고할 만한 수준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명 교수는 "오리지널이 초기 치료 효과가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알려져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환자도 있긴 하나,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보다 열등하지 않음이 입증된 약이라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라며 "경제적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보다 접근성도 좋아 충분히 1차 치료제로 권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