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컷] 20대 절반 아이 계획 없다… 비출산이 암의 원인?

입력 2022.05.17 17:00

20대 52.4% “아이 갖지 않겠다”
여성, 난소암·유방암 위험 상승
고위험군, 유전자 검사 등 조기검진해야

이제 출산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20대의 절반가량은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비출산은 여성의 경우 난소암,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고위험군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 낳지 않겠다는 20대, 2020년 52.4%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연구’에 따르면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이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저출산은 오랫동안 사회 문제로 꼽혀 왔습니다. 향후 경제활동인구의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출산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양육비·집값 상승 및 고용불안과 같은 경제학적 요인, 결혼관·자녀관 변화와 같은 사회문화적 요인 등이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의 20대는 아이를 낳아 기르는 기쁨보다 그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하는 기쁨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실입니다. 변화할 인구구조에 적응하기 위한 정책들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비출산이 난소암·유방암 인자로 작용한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비출산이 여성의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난소암과 유방암이 대표적입니다. 난소암은 전체 여성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유방암은 과거에 비해 예후가 좋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암 중 발병률이 가장 높습니다.

임신 경험이 없는 사람은 난소암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배란 횟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난자는 난소의 표면을 뚫고 나가는데 이때 표면에 생긴 상처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이상 단백질들이 발현됩니다. 이 같은 과정이 지속·축적되면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게 난소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임신을 하면 그만큼 배란이 이뤄지지 않아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유방암도 비슷합니다. 유방암의 가장 명확한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입니다. 에스트로겐이 유관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 변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여성호르몬의 종류는 두 가지입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인데 임신을 하면 약 10개월간 프로게스테론이 우세해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줄어듭니다. 난소암과 마찬가지로 임신이 유전자 변이 가능성을 낮추는 것입니다. 또 분만 후 모유수유는 배란을 늦추고 에스트로겐 분비량을 낮춰 난소암과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난소암 환자 수는 2011년 1만2669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유방암 환자 수 역시 2011년 10만4390명에서 2019년 25만9116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수명 증가가 원인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2030 환자 수가 많아진 걸 근거로 비출산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는 앞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이 늘어나면 난소암과 유방암의 발병률 및 유병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고위험군이라면 유전자 검사 등 조기검진 철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아이를 갖는 건 다소 비현실적입니다. 그렇다면 난소암과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웅 교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째는 유전자 검사입니다. 난소암 및 유방암 발병률은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높습니다. 종양 억제와 관련 있는 단백질 생성을 지시하고 통제할 수 없는 세포의 성장을 막는 BRCA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그만큼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주웅 교수에 따르면 모두가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모계 쪽에 유방암과 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합니다. 경구피임약 복용 역시 난소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흡연자에겐 혈전을 유발한다는 부작용 등이 있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둘째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한 자가진단법입니다. 오래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정확도가 꽤 높다는 게 주웅 교수의 설명입니다. 유방암 자가진단으로 암을 유추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방의 멍울을 손으로 만졌을 때 통증이 없고 딱딱하고 울퉁불퉁하며 잘 움직이지 않는다 ▲부드럽게 유두를 짰을 때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 ▲유방의 피부나 유두가 안으로 함몰된다. 30세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생리가 끝나고 3일 뒤에 체크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정기검진도 중요합니다. 유방암은 나라에서 40세 이상부터 제공하는 유방 엑스레이 촬영으로 조기에만 발견하면 생존율이 95%를 넘습니다. 다만 한국인은 유방암과 밀접한 치밀 유방 구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초음파검사가 추가 선별 검사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난소암은 이렇다 할 조기진단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골반 내진, 질초음파 검사, 혈액검사 등 산부인과 검진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유전자 검사,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받은 뒤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경구피임약 복용 및 난소난관절제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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