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비.바] 건강보험 되는 '비만수술'… 그래도 안 받는 이유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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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2017년 가을, 해외 학회 참석 후 밤 비행기에 올랐다. 빡빡한 강의 일정에 지쳤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어진 고혈압 관련 학회에서 주신 강의 주제 때문이다. “왜 내과의사들은 비만 수술에 비협조적인가” 였다. 고민만 될 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전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기적이 일어나듯 학회 홍보 부스에서 우연히 집어 든 신문을 펼치다가 관련 기사를 하나 접하게 되었다.

“Integrity is the most important in life”라는 제목이었다. 내용을 정리하면 비만대사수술이 갖는 충분한 과학적 그리고 임상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수술 도달율(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술이 시행되는 비율, penetration rate)이 매우 낮은 이유, 다름 아닌 외과의 그리고 외과 커뮤니티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 기사 내용을 근거로 관련 문헌을 더 찾아 정리해서 간신히 강의를 마쳤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기사의 결론에 동의할 수가 없었다.

2019년 비만수술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다. 가장 큰 걸림돌이라 생각했던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었다. 수술이 늘어날 것이라 기대했다. 늘기는 했지만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미국에서 비만수술 도달율은 1% 내외다. 보험적용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비만수술 도달율은 0.1%미만이다.

경제적인 걸림돌이 제거 되었음에도 왜 이렇게 도달률이 낮은지, 지난 4년을 차분하게 돌아봤다, 2017년 강의 당시 동의가 되지 않았던 이유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SNS가 정보 습득의 시작이고 공유의 통로가 되었다. 수술 후 합병증을 경험한 환자의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면서 수술을 고민하던 환자, 가족, 심지어는 수술을 바로 앞 둔 환자까지도 포기하게 된다. 비용이나 내과의사들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걸림돌이 아니라 바로 우리, 외과의사 그리고 외과 커뮤니티에서 수술 관련 합병증 및 체중 감량 결과에 대한 정보 공개가 투명한 지가 관건이었던 것이다.

비만수술, 정상적인 해부학적 구조를 허물고, 동시에 음식물을 통한 영양 흡수를 강제하는 비만 치료다. 당연히 일부 수술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때로는 장기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합병증의 대부분이 일정기간의 치료로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으며, 장기적인 후유증 역시 정기 검진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제에서 조금 돌아왔다. 요약하자면, 수술의 결과를 진솔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수술 관련 합병증이나 후유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설득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만수술의 밝은 면이 아닌 어두운 부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내과 의사의 협조뿐 아니라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지름길임을 모두가 함께 이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