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성대에 직접 영향… 3주 이상 증상 지속하면 치료해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 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음성이 변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이 매우 많다. 인후통은 완전히 나았는데도 달라진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거나 경증·무증상이었는데도 음성변화만 생겼다는 사례도 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일반 감기 바이러스와 어떤 차이가 있기에 치명적인 음성변화를 일으키는 것인지 알아보자.
사이토카인 폭풍, 목소리까지 영향
코로나 이후 음성변화는 일반 감기와 원인부터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와 음성변화 간의 관계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현재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발생한 음성변화는 코로나 우한주(오리지널), 델타 변이와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보다 오미크론 대유행을 일찍 겪은 이탈리아, 영국 등 여러 해외국가의 최신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이토카인 폭풍(면역 폭풍)을 일으켜 후두뿐만 아니라 폐, 심장, 위장관 등 기타 장기까지 손상해 발성장애를 유발한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는 직접적인 후두 염증, 후두 신경 직접 침범, 성대 부종, 성대 염증을 일으켜 음성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 감기바이러스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아라 교수는 그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는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음성 변화의 원인은 감기와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상기도 감염 질환이 후두 신경을 직접 침범한다거나 성대 신경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오미크론 변이에선 이 같은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은 해외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 확진자는 입원을 하지 않았던 환자의 90%가 음성 변화 유병률을 보였는데 이는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와도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중증도가 높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분류된 사스나 메르스, 오미크론 이전의 오리지널, 델타 변이 등은 중환자실(ICU) 입원기간과 기관삽관, 폐 기능의 저하 등이 음성변화에 영향을 미쳤는데 오미크론 중증이 아닌데도 목소리가 변하는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정아라 교수는 "아직 오미크론 변이와 음성장애 간의 관계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분명한 건 오미크론이 초반의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회복 지름길 없어… 성대 무리 최소화해야
오미크론으로 인한 음성변화 원인이 일반 감기와 다르다면, 치료법도 다를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일부에선 별도의 종합 후유증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도 하지만, 현재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음성장애를 치료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일반 감기로 인해 목소리가 변했을 때와 같은 방법으로 음성 장애를 치료해야 한다.
정아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음성장애 간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코로나 감염 후 음성장애 치료지침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음성회복을 위해 후두 염증 정도나 음성장애의 기질적인 원인 여부 등을 살펴 약물치료와 음성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확진 상태에서 목을 무리하지 않으며 사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상기도 감염질환 특성상 말하는 시간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아라 교수는 "상기도 감염 상태에선 성대의 부담이 큰 전화통화, 노래를 부르는 일, 소리를 지르거나 큰소리로 말하는 일 등을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소음이 큰 곳에서 경쟁적으로 말하는 상황 자체를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소리를 아껴쓴다고 속삭이듯 말하거나 목소리를 가다듬겠다며 자주 헛기침하는 행위도 성대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속삭이는 소리는 성대가 앞쪽은 닫혀 있지만 뒤쪽은 약간 열린 상태에서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공기가 낭비되는 발성법이다"며 "공기가 다 소모되면 목에 힘을 주어야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성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헛기침은 양쪽 성대를 강하게 부딪치게 하기에 성대가 상당히 큰 충격을 받는다"며 "가래 등으로 인해 헛기침을 자주 한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격리해제 후 3주 지나도 목소리 회복 안 되면 진료 필요
다행히 코로나 격리해제 후 1~2주가 지나면 대부분 원래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 음성변화가 계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정아라 교수는 "최근 유럽 보고를 보면, 160명의 코로나 확진자중 70명(43.7%)이 음성장애를 겪었으며, 2주 이상 증상이 이어지는 환자는 33명(47.1%) 한 달 이상 증상이 이어지는 환자도 11명(15.7%)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확진 시 격리해제기간을 고려, 격리해제 3주 후(한 달 이상)에도 음성변화가 계속되면 이비인후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코로나 이후 음성변화로 고생하고 있다면, 생활습관을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이후 가래 등으로 인해 목이 불편해도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기보단 물을 마시거나 소리 내지 않는 기침, 마른 삼킴(음식을 삼킬 때 성대가 닫히는 방식)을 사용해야 성대가 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성대의 건조와 스트레스, 피로도는 음성산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카페인이나 술, 담배는 끊어야 하고, 충분히 휴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