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여러 자녀를 낳을수록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조지국제보건연구소(George Institute for Global Health) 연구팀은 UK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40~69 여성과 남성 50만2000명을 대상으로 호르몬 수치와 치매 발병 여부의 상관관계에 대해 12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출산 여부, 사춘기, 폐경기 연령 등과 같은 ‘생식적인 요인’을 수집했다. 연구 기간 동안 1866명의 여성과 2202명의 남성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 결과, 아이가 없는 여성은 아이가 두 명인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18% 높았다. 반대로 임신한 적이 있는 여성은 임신한 적이 없는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 낮았다. 또한, 47세에 자연적으로 폐경기를 겪은 여성은 50세 넘어 폐경기를 겪은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32% 더 높았다. 특히,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과 긴 가임기 기간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한다
여성의 생리 시작 나이도 치매 위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세에 생리를 한 여성은 14세 이후에 첫 생리를 한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5분의 1가량 낮았다. 이른 나이에 생리를 시작함으로써 매달 난자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리를 시작한 나이가 평균 나이보다 많거나 폐경 후 자궁 적출술을 받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4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 제시카 공 박사는 “이 연구는 여성 특유의 생식 및 호르몬 요인이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지난 3월 '공중과학도서관 의학(Public Library of Science Medicine, PLOS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