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수혜주는 HPV·대상포진 백신?

입력 2022.03.17 09:21

가다실9·​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 공약
비용 대비 효과성 떨어져... 대상 범위 축소 될 수도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가다실9·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 공약​ 실현 가능성을 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인수위원회를 꾸리기 시작하면서, 선거를 뜨겁게 달궜던 탈모약에 대한 관심은 꺾이고 백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HPV 백신 무료접종 12세 이상 남성까지 확대 ▲65세 이상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HPV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은 윤석열 호의 수혜주가 될 가능성을 살펴보자.

◇직접 약속한 가다실 9·대상포진 백신 무료접종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직접 무료접종을 약속한 백신은 '가다실 9'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이다.

먼저, MSD의 HPV 백신인 가다실 9은 시중에 있는 HPV 백신 중 예방범위가 가장 넓지만, 제일 비싸다. 가다실 9은 비급여 백신으로, 총 3회 접종에 약 60~72만원이 소요된다. 현재 국가예방접종(NIP)에 사용되는 HPV 백신은 '가다실 4'와 GSK의 '서바릭스'이다. NIP 비대상자의 접종 비용은 가다실 4 기준(총 3회), 51~57만원 수준이다.

국내에 유통 중인 대상포진 백신으로는 MSD의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 GSK '싱그릭스'가 있다.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는 1회만 접종해도 되고, 싱그릭스는 2회 접종해야 하는 제품이다.

예방 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조스타박스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약 70%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고, 스카이조스터는 조스타박스보다 열등하지 않다는 데이터가 있다. 싱그릭스는 50세 이상 대상 임상시험에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을 97.2% 줄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다른 두 백신에 비해 부작용 보고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엔 언급되지 않았으나 수혜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백신도 있다. 바로 로타바이러스 백신이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현재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무료 접종을 약속한 백신 중 하나이다. 안 위원장은 대선 후보 당시 "우리나라는 면역력이 약한 0~1세 영아 보육기관 취원율이 매우 높아 전염병에 취약, 거의 모든 신생아가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한다"며 "그러나 약 30만원 정도로 비용이 비싸 부담이 크기에 신생아 대상 로타바이러스 백신 무료접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는 MSD '로타텍'과 GSK '로타릭스' 두 종류의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유통되고 있다.

◇효과는 좋은데… 비용 대비 효과 낮아
가다실 9, 대상포진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모두 각각의 효과는 좋다. 그러나 실질적인 NIP 도입을 위한 근거를 따져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가다실 9은 접종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해야 할 근거가, 로타바이러스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두고 고가의 백신을 접종해야 할 근거가 부족하다. 대상포진백신만이 모든 65세 이상에게 접종할 경우 높은 사회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질병관리청이 2019년 발표한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대상 확대방안' 연구를 보면, 12세 이상 남아 대상 HPV 백신 접종의 비용대비 효과는 여야의 1/8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연시 연구를 진행한 질병관리본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018년 기준 12세 남아 24만 명을 대상으로 HPV 백신을 접종했을 때 투입비용은 450억 원이 소요되나 HPV 관련 질병비용은 200억 원이다. 절감 가능한 최대비용은 투여비용의 50%에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12세 여아 22만 명을 대상으로

420억 원을 투입하여 관련 질환비용을 최대 1600억 원, 약 4배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질병관리청이 2020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의뢰해 시행한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수립' 연구에서 NIP 도입 1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로타바이러스는 개발도상국에서 치명률이 높은 질환으로, 선진국 수준의 의료체계를 갖춘 우리나라에선 심각한 질환이 아니다.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감염병 확산 예방이 가능하고, 만일 감염환자가 발생해도 빠른 치료가 가능한 의료 시스템과 저렴한 치료제 등이 있기에 백신의 시급성이 떨어진다. 실제 이와 같은 이유로 수년째 로타바이러스 NIP 도입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대상포진백신은 다른 두 백신에 비해 도입 근거가 뚜렷하다. 2019년 질병관리본부와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팀이 공동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 대상 대상포진 생백신 무료 접종은 비용 효과적이다. 단, 백신 접종비용이 11만1936원을 초과하면 비용효과는 감소한다. 이는 대상포진백신 역시 적정가를 찾지 못하면,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은 '예산'… 대상자 범위 조정 가능성 커
그렇다면 의료 현장이 보는 세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실제 도입 가능성은 어떨까? 의료계는 접종 대상자를 조정한다면 가능할 것이라 봤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고가의 백신인 가다실 9을 남아까지 무료접종 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 볼 때, 접종 대상을 조정해야 NIP 도입이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의학적으로 판단할 때, NIP 접종 대상을 12세 이상 남아가 아닌 여성 전체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동석 회장은 "HPV 백신의 주목적은 HPV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치명도 높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데 있다"며 "즉, 모든 여성에게 접종하면 감염 매개 남성과의 접촉이 있어도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으니 여성 건강 보호, 비용효과적 측면 모두에서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가다실 9을 남성에게 접종하면 항문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중요한 건 자궁경부암의 예방이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백신은 어떤 종류의 백신을 선택, 가격을 얼마만큼 조정할 수 있느냐에 따라 NIP 도입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대상포진은 고통스러운 질병이라 대상포진백신 NIP 도입은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를 생각한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박근태 회장은 "대상포진 백신은 고령자 보호 효과가 높고 부작용은 거의 없기에 접종 대상을 축소 조정하는 방식 등을 통해 NIP에 도입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현재가 수준에서 조금만 낮아져도 NIP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NIP 사업 출범 당시 소아 청소년 백신 목록 등을 정비했던 중앙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조인성 교수는 "신생아 수가 크게 줄어 지출 예상 규모가 축소됐기에 추계만 잘한다면 로타바이러스 백신 NIP 도입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 10년 전 NIP 사업 출범 당시엔 신생아 수가 45만명 수준이었기에 고가인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선택의 영역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신생아는 27~8만명 수준으로 절반이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통상적으로 NIP 백신의 입찰 가격은 기존 비급여가에서 30% 내외로 인하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로타바이러스는 충분히 NIP 도입이 가능할 거라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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