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태어난 남성, 전립선 더 크고 전립선암 더 많아”

입력 2022.03.07 16:48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김태범 교수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 교수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김태범 교수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 교수./사진=가천대 길병원

출생 계절이 전립선 질환(전립선비대증 및 전립선암)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김태범 교수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 교수 연구팀은 공동으로 남성 출생 계절이 전립선 질환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해, 여름에 태어난 남성에 비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이 전립선이 더 크고, 전립선암이 더 많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하부요로증상을 호소하며 비뇨의학과 외래를 방문했던 85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출생 계절과 손가락 길이 비(digit ratio), 전립선 질환과의 관련성을 조사하였다. 손가락 길이 비는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값이다. 손가락 길이 비가 태아 때 성호르몬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고 여러 논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출생 계절은, 기온에 따라 계절을 분류하는 기상학적 계절(meteorological season)이 아닌, 일조량에 따라 계절을 분류해(Solar season) 봄(2~4월), 여름(5~7월), 가을(8~10월), 겨울(11~1월)로 나누었다.

연구 결과, 여름에 태어난 남성(0.951±0.040)에 비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은 손가락 길이 비(0.941±0.040)가 더 작았다. 전립선은 여름에 태어난 남성이 33.4±14.9mL인 것에 비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이 38.2±20.7mL으로 더 컸다. 전립선암 발병도 여름에 태어난 남성보다 겨울에 태어난 남성이 약 6% 더 많았다. 다변량분석 결과 나이, PSA 수치뿐만 아니라 출생 계절 또한 전립선암을 독립적으로 예측했다.

김태범 교수는 “이 논문은 전립선 질환이 임신 초기 노출되는 햇빛의 양과 관련 있음을 밝힌 것으로, 더 나아가 전립선 질환과 출생 계절과의 관련성에 대해 설명 가능한 기전을 최초로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동지)-멜라토닌-테스토스테론(solstitial-melatonin-testosterone) 가설에 따르면, 햇빛이 많은 여름보다는 햇빛이 적은 겨울에 혈중 멜라토닌의 농도가 더 높고, 모체의 멜라토닌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돼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초기 모체가 받은 햇빛의 양이 적을수록 모체의 멜라토닌 양이 많아지고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이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임신 초기 모체가 받은 햇빛의 양이 많을수록 모체의 멜라토닌 양은 적어지고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은 증가하게 된다. 이런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 증가는 손가락 길이 비를 줄이고, 중년 이후 전립선비대증 및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생 계절이 전립선암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출생 계절이 전립선암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사진=가천대 길병원

실제로 겨울 출생군은 임신 초기가 여름에 해당하기에 햇빛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 여름 출생군은 임신 초기가 겨울에 해당하기에 햇빛을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되는데, 결국 여름 출생군에 비해 겨울 출생군이 임신 초기에 받는 햇빛의 양이 더 많아서 손가락 길이 비가 더 적고, 전립선이 더 크고, 전립선암이 더 많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비뇨의학회 공식학술지(ICUrology) 2022년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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