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장애 고질병 아냐… 완치 가능" [헬스조선 명의]

입력 2022.02.28 08:00   수정 2022.08.23 13:29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턱관절 장애 명의'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 때까지 반드시 사용하게 되는 관절이 있다. 바로 턱관절이다. 항상 사용할 수밖에 없는 부위이기에 조금만 아파도 신경쓰이고, 통증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이 크게 불편해진다. 하지만 턱관절 장애는 완전히 치료하려면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도 있고, 치료를 해도 쉽게 재발해 치료가 의미 없다는 얘기도 있다. 턱관절 장애는 수많은 현대인이 앓는 질환이지만 그만큼 잘못된 정보도 많다. 턱관절 장애 명의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에게 올바른 턱관절 장애 치료법에 대해 들어보자.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턱관절 장애란 어떤 질환인가?
아래턱을 움직이는 턱관절과 그 주변에 통증이나 기능장애가 있는 것을 통칭해서 턱관절 장애라고 한다. 양쪽 귓구멍 앞에 손가락을 대고 입을 벌리면, 무언가 움직이는데 그 부분이 턱관절이다. 이 부분에 통증이 생기거나 '딸각'하는 소리, 모래 갈리는 소리 등 잡음이 들리는 것,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서 이명이나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 등이 턱관절 장애의 주요 증상이다.

우리나라에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 40만명 정도가 턱관절 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 여성 유병률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고, 겨울엔 환자가 더 증가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유전적, 골격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턱관절 장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다만, 턱관절 장애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턱관절에 가해지는 힘이다. 사람마다 턱관절이 버틸 수 있는 힘의 범위가 다른데 견딜 수 있는 힘보다 더 많은 힘이 가해졌을 때 턱관절에 장애가 생긴다고 본다.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단순 생활습관이 있다. 생활습관이 턱관절 장애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다. 한쪽으로 씹는다든가, 이를 가는 행위, 이를 꽉 무는 습관, 질긴 음식이나 단단한 음식을 즐기는 행위 등 단순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턱관절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간혹 교통사고나 안면부 외상이 있을 때 관절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턱관절 장애는 꼭 치료해야 하는 질환인가?
그렇다. 턱관절 장애는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그 때문에 치료하지 않아도 운 좋게 간혹 저절로 낫기도 하나, 증상이 심화하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인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꼭 치과병원에 찾아가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통증을 방치하면 다른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하나?
턱관절 질환이 오래되면 단순 관절음이나 관절통에서 그치지 않고, 근육통이 심화하거나 두통, 주변 이명 등이 생길 수 있다. 만성화될수록 걱정장애나 불안장애도 증가한다.

특히 청소년기 환자의 턱관절 장애는 교합이상이나 안면 비대칭으로 진행될 수 있다. 유아나 청소년기 학생에게 턱관절 장애가 있다면, 보호자가 좀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하고, 증상이 지속하면 한 번쯤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질환인데, 완치가 가능한가?
임상연구에 의하면 90% 이상의 턱관절 장애 환자가 1~2년 정도의 치료를 받으면 완치된다. 이때 완치의 개념은 '증상이 더는 반복되지 않고 통증이 없으면서, 기능이 완전히 회복됐을 때'를 말한다. 이를 완치라고 판단할 때, 대부분의 환자가 완치되는 걸 볼 수 있다.

-완치가 되면 재발은 없는 건가?
8~10% 정도의 환자만 재발 여부를 살필 필요가 있다. 외래에서 데이터를 분석해봐도 아주 드물게 재발이 되는 걸로 보인다. 확실하게 치료를 끝냈다면 턱관절 장애가 재발할 우려는 낮다. 깁스를 했다가 풀었을 때 다시 뼈가 어긋날까 봐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치료를 통해 충분한 턱관절 구조변화가 일어났다면, 재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연희 교수가 턱관절 장애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료는 어떻게 하나?
턱관절 장애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비수술적 치료엔 인지치료, 약물치료, 물리치료, 교합안정장치치료, 주사치료. 수술적 치료엔 관절낭세정술, 절제술, 치환술 등이 있다.

치료방법을 결정할 땐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에 증상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급성인지 만성인지, 통증의 범위는 어떤지 등을 고려해 종합적 판단 후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중 우선순위가 있나?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로 쉽게 낫는다. 비수술적 치료가 턱관절 장애 치료의 주요 방법이다. 비수술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가 실패한 경우에 수술적 치료를 이어서 하기도 한다.

다만, 수술적 치료까지 해야 하는 환자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원칙적으로 턱관절 장애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이고, 관절협착이나 골 관절증이 있는 경우, 골종양 제거 등이 필요한 경우 등 굉장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수술적 치료를 한다. 95% 이상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하고, 5% 이하의 특수한 상황에서만 수술적 접근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술적 치료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더 예후가 좋은 것 아닌가?
적응증을 명확히 한다면 예후는 두 가지 다 좋다. 단순한 턱관절 통증, 개구제한(입을 벌리기 어려움) 등이 있을 땐 비수술적 치료법의 성공률이 100% 가까이 된다. 그런데 영상검사 등에서 종양이 발견되거나 관절협착 등이 확인됐다면 바로 수술적 접근을 해야 예후가 좋다.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이 다른 것이다. 수술적 치료가 더 좋으냐, 비수술적 치료가 더 좋으냐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다만, 수술적 치료보다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교합안정장치 치료 같은 보존적인 치료, 즉, 비수술적 치료가 턱관절 장애를 치료할 땐 우선이 된다. 턱관절은 생각보다 복잡해 수술하면 자칫 안면신경 마비나 손상, 구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위험도가 있다 보니 수술적 접근은 최후의 수단으로 미루는 게 보통이다.

-비수술적 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
비수술적 치료로는 인지치료, 약물치료, 물리치료,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 치료 등이 있다. 인지치료는 턱관절 건강을 악화하는 행동 요인을 바꾸는 치료로, 어떻게 하면 턱관절을 아껴쓸 수 있는 지 알려주는 것이다. 생활습관을 확인해 습관을 교정한다.

약물치료는 환자 증상에 따라 진통소염제나 근 이완제, 또는 신경통약을 사용한다. 물리치료는 여러 가지가 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냉 자극을 주기도 하고, 근육 이완을 위해 온 자극을 주기도 한다. 전기치료 방법도 있다.

교합안정장치 치료는 1년~1년 반 정도의 기간에 본인의 치열에 맞게 한 장치를 밤에 잘 때 끼고 자는 것이다. 아래턱과 턱관절의 위치를 장치를 이용해 안정시키는 것이다.

-교합안정장치를 권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교합안정장치를 꼭 착용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고, 경과를 보면서 장치 착용은 미뤄도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턱관절의 통증이 심하고, 10점 만점에서 5점 이상의 통증이 있고, 이 통증이 3개월 이상 유지되며, 입이 벌어지지 않는다 등의 어려움이 있다면, 평가를 통해 장치를 사용하길 추천한다.

단순 관절통은 약물치료로 쉽게 치료될 수도 있으나, 증상이 반복되면 약물로는 구조를 바꿀 수 없기에 장치를 사용해 관절을 안정화하고 근육을 이완해야 한다. 다만, 관절치료를 위해 끼는 장치치료는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점검해 조정해야 한다. 조정 없이 끼다 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적절히 조절만 한다면, 부작용 없이 통증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교합안정장치는 얼마나 사용해야 증상이 좋아지나?
교합안정장치는 생활습관 조절과 함께하는 것이기에 밤에 짤 때만 1년 이상 사용했을 때 턱관절 장애 증상이 많이 개선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아래턱뼈와 턱 디스크의 모양이 좋아질 때까지 절대적인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때까진 장치를 유지해주는 게 좋다. 통상적으로 그 시간이 1~2년 정도이다.

-인지치료, 약물치료, 교합안정장치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턱관절 장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찾는 것인데, 대부분의 원인인 생활습관의 누적이다 보니 인지치료가 비수술적 치료방법 중에서도 최우선이다. 인지치료에는 아래턱과 턱관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인지치료를 하면서 턱관절에 통증이 있는 경우, 빠른 통증 해결을 위해 약물치료를 같이 진행한다. 근육의 긴장이나 근육통이 있는 경우라면 물리치료도 병행한다.

턱관절 장애는 생활 습관 교정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환자가 치료 주체자로 참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환자가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턱관절 장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무조건 인지치료가 최우선이고, 치료를 할 때는 환자 자신이 스스로 치료의 중심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해나가야 한다. 증상의 변화는 영상으로 관찰되는 부분도 있으나 주관적 통증은 본인만 알 수 있다. 그래서 환자가 턱관절 장애 치료에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턱관절 장애 치료에서 의사의 역할은 진단을 잘하고, 환자가 완치를 향해갈 수 있도록 치료방법을 잘 안내하는 것이다.

비수술적 턱관절 장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연희 교수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비수술적 치료 대상이나 비수술 치료 효과가 없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고도 통증이 있으면, 주사치료나 관절낭 세정술 등을 실시한다. 이 치료들은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중간단계의 방법으로, 대부분의 환자는 이 방법들로 치료를 끝낼 수 있다.

다만, 류머티즘, 골관절염, 근골격계 질환 등 전신질환이 있으면 전신질환의 상태와 턱관절 장애의 정도가 비례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경우엔 전신질환 치료가 우선되기도 한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법 등은 달라진다.

-인지치료를 통한 생활습관 변화를 강조하셨다. 어떤 습관을 바꿔야 하나?
이를 낮에 꽉 무는 습관, 너무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 큰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등을 바꿔야 한다. 이를 꽉 깨물거나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씹으면 뇌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이 습관이 된 이들이 많은데, 턱관절을 생각한다면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습관들을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 심리적인 이완도 필요하다. 안면부 근육 긴장이 느껴질 땐 온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다.

-턱관절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턱관절은 우리가 말을 하고, 음식을 씹고, 양치를 하고 하는 일상에서 빈번하게 움직이는 중요한 관절이다. 100세 시대에 턱관절을 아껴 쓰는 일은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턱관절이 아프다면, 가까운 치과병원을 찾아달라. 턱관절 장애는 치료를 잘 받으면 잘 나을 수 있는 질환임을 기억해달라.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연희 교수는
이연희 교수는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턱관절구강내과 인정의/전문의이다. 현재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총무이사, 구강내과학 교수협의회 재무이사, 대한측두하악장애학회 총무이사, 대한진단검사치의학회 실행이사, 대한치과수면학회 이사 등을 역임하고 있다.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Dental Research(IADR), Asian Academy of Orofacial Pain and Temporomandibular Disorders(AAOT)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치아 조직 재생을 위한 기능성 바이오소재 기술 개발과 실용화 기반연구와 중간엽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이용한 턱관절 관절염의 새로운 재생 치료 전략 연구 등을 수행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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