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365] "미국서 혈당 검사 연령 35세로 낮춘 이유는…"

입력 2022.02.21 08:30


밀당365가 대한당뇨병학회 신임 이사장을 만나고 왔습니다. 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원규장 교수입니다. 원규장 교수는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에 선출됐고, 간행이사 재임 당시 대한당뇨병학회지를 SCIE(수준급 국제 학술지 명단)에 등재하는 데 큰 기여를 한 분입니다. 원규장 이사장이 말하는 당뇨병 치료의 현주소, 바로 들려드립니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병은 왜 정복이 안 되나요?
"생활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10여 년 전 미국당뇨병학회에서 2형 당뇨병 발생 현황을 발표한 것을 듣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 법한 유명 탄산음료가 출시된 1880년대 이후로 당뇨 환자가 급증했다는 분석 결과였습니다. 먹는 게 문제입니다.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이 우리를 병들게 합니다. 모두가 이를 잘 알고 있지만 고치지는 못합니다. 먹는 것의 서구화, 줄어드는 활동량 등으로 당뇨 환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당뇨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어느 한 가지로 규정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앞서 말한 대로 먹는 음식도 문제고, 움직이지 않는 습관도 문제지만 이 외에 유전적인 요인과 여러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뇨병을 일으킵니다.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이러다간 '누구나 걸리는 병'이 되는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2형 당뇨병은 누구든, 언제든 걸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30세 이상의 약 14%가 당뇨병입니다. 500만 명이 당뇨인 겁니다. 여기에 당뇨 전 단계인 900만 명을 합치면, 14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혈당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당뇨병에 걸리는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매년 당뇨병 진료지침을 내놓습니다. 45세가 되면 당뇨병 선별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했었는데, 지난해 이 연령 기준이 35세로 낮아졌습니다. 불과 1년 만에 10년을 앞당긴 겁니다. 그만큼 젊은 당뇨병 환자가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청소년도 비만인 경우가 많아서, 당뇨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년 주기로 진료지침을 내놓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내년에 이 내용을 반영해 지침을 발표해야 합니다. 하지만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는 판단이 서서, 올해 이 내용을 반영한 진료지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당뇨병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첫 번째가 식생활 개선과 운동입니다. 혈당에 독이 되는 음식을 피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꾸준히 운동해야 하고요. 하지만 이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난무합니다. 혈당을 관리하려는 사람들이 엉뚱한 정보를 믿고 따르다가 오히려 혈당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게 학회의 의무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당뇨병의 정석'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정확한 정보 전달에 힘쓰고 있는 밀당365팀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를 취해, 바르게 관리하기를 바랍니다."

-당뇨병 치료,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요?
"지난해는 인슐린이 발견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2형 당뇨병 역시 췌장의 베타세포가 망가지면 인슐린 치료를 해야 합니다. 베타세포 기능을 미리 보호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베타세포가 기능 부전에 빠지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찾아 치료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베타세포 보호를 위한 약물치료법을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DPP-4 억제제와 피오글리타존 약물이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해 베타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혀냈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이런 연구들이 다양하게 쌓이면 2040~2050년쯤에는 당뇨를 정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는 SGLT2 억제제 약물 치료가 꼽히고 있습니다.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신장 및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효과까지 가지고 있는 약물입니다.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기능을 합친 '인공췌장' 개념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 발전을 위해, 이사장으로서의 과제는?
"먼저, 젊은 연구자를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일 것입니다. 임상을 잘 보기 위해서는 기초 과학을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우리 병원에서 혁신형의사과학자 공동연구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연구하는 의사를 많이 길러내 당뇨병의 근본 원인이나 치료법을 모색할 수 있게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는 대한당뇨병학회가 세계를 선도하는 학회로 거듭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는 이미 아시아권의 명실상부한 국제학술대회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에서 활약하는 학술대회가 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최근, 당뇨병 환자를 위한 정책 과제를 선정해 각 정당에 전달했는데요. 이처럼 정책 개발도 적극 주도하겠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의 경우 1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보험을 적용해줘서 본인 부담이 줄어든 상태이긴 하나, 2형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이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끝으로, 당뇨병 환자들이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 할 게 있다면?
"'당뇨병 치료는 음식과 운동이 1번'이라는 걸 기억하길 바랍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철저히 개선해야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걸 간과하고 약만을 최우선으로 했다가는 결국 실패합니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5000여 명의 여러 분야 전문가가 포진한 우리 대한당뇨병학회가 여러분을 적극 돕겠습니다. 삶을 개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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