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거주 생활자가 대상
일반인 4차 접종 효과 의문… 자연면역 획득한 사람도 늘어
면역저하자 130만명과 요양병원·시설 대상자 5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14일부터 시작됐다. 3차 접종과 달리 접종 대상자에서 의료진을 제외하고, 면역저하자의 범위는 다소 축소했다. 일반인 4차 접종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다고도 발표했다. 정말 건강한 일반인의 코로나 백신 접종은 3차로 끝날 수 있을까?
◇일단 세 차례 접종 부족한 이들만 '4차 접종'
정부가 면역저하자와 고위험군만 대상으로 4차 접종을 결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 3차 접종만으로 이들의 중증·사망 위험을 낮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면역저하자는 기저질환이나 면역억제제 복용 등으로 면역형성이 충분하지 않고, 요양병원·시설 대상자는 집단생활로 인해 감염 위험이 큰데 고령층·기저질환자가 많아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4일 브리핑에서 "모든 백신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효과가 감소하고, 요양병원·시설 거주·생활자는 대부분 고령이며 기저질환이 있어 오미크론 변이의 위중증·사망에 취약한 대상이기에 4차 접종 대상자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차 접종은 고위험군의 중증·사망 예방이 목적이기에 그 외 중증·사망 위험이 낮은 집단의 4차 접종을 추가로 검토하지 않았다. 방역패스 연계도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사례를 봐도, 4차 접종 대상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미국, 영국 등은 3차 접종까지를 기초접종으로 하고, 면역저하자에게는 부스터 목적의 4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스라엘, 칠레 등은 요양시설과 그와 유사한 시설에 4차 접종을 시행·검토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의 4차 접종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정은경 청장은 "유행상황에 따른 위험·이득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인 4차 접종 효과 의문… 자연면역 등 변수 있어
방역 당국이 일반인 대상 4차 접종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나, 전문가들은 일반인 대상 4차 접종 검토는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사용하는 백신으로는 4차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림대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면역저하자나 요양병원, 시설 이용자는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 당장 중증도·사망 위험을 낮춰야 하기에 4차 접종을 할 수 있으나, 일반인은 4차 접종을 해도 예방 효과나 중증도·사망 위험이 낮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금 사용하는 mRNA 백신은 개발사인 화이자, 모더나가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할 정도로 오미크론에 효과가 없다"며 "중증도가 낮은 오미크론의 특징과 세포면역을 통해 항체가가 떨어져도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유지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일반인에게 4차 이상의 접종은 불필요하다 본다"고 말했다.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도 4차 이상 접종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도 전했다. 정기석 교수는 "홍역, HPV, 간염, 폐렴구균 등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3차까지는 접종을 해야 면역이 형성되는 바이러스가 다수 존재함을 알고 있다. 3차 접종까지는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러 차례 접종을 해도 면역이 생기지 않는 집단이 분명히 존재하고, 일정 횟수 접종에도 면역이 생기지 않으면 더는 접종하지 않는 B형 간염 백신과 같은 사례가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인 대상 4차 접종의 필요성을 완전히 제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는 "일반인 대상 4차 접종 여부를 결정하기엔 변수가 많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는 백신이 나온다면 일반인에게도 4차 접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도 "만일 기존 백신과 다른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출시된다면 유행상황에 따라 일반인 대상 4차 접종을 고려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단, 오미크론 전용 백신의 실제 사용 시기를 고려할 때, 일반인 대상 4차 접종은 무의미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봉영 교수는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개발, 생산돼 우리나라에서 실제 승인을 받아 사용 가능한 시기가 되면 이미 감염을 통해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이 상당수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자연면역을 획득한 이후라면 4차 접종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봉영 교수는 "4차 접종은 아직 관련 데이터가 부족해 논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혼란스럽지만 '선택과 집중'의 방역체계를 통해 중증·사망위험을 낮추며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