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후 "아이고 무릎이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사람이 많다. 실제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국민의 40% 이상이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 과거에는 진통제로 버티는 것이 답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비수술적 시술, 주사를 포함해 인공관절 수술 등이 보편화되면서 많은 환자들이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손상되거나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이 손상돼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무릎 연골은 외부 충격이나 하중을 완화하고, 위, 아래 뼈의 마찰을 예방한다. 그러나 점차 연골이 닳아 없어져 본래 기능을 상실할 경우 통증이 발생하며, 이때 떨어진 연골 조각들이 무릎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부기나 염증, 물이 차는 증상을 유발하고, 결국 관절 변형으로 이어지게 된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한다. 초기에는 무릎을 무리하게 사용한 날에만 뻐근하고 묵직한 통증이 발생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 중에도 무릎이 아프고,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해진다. 바닥에서 일어나거나 양반다리를 할 때 유난히 통증이 심해지며, 말기에 이르면 종일 통증과 부기, 열감이 동반되고 저녁에 통증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기에 이른다.
무릎 연골이 닳기 시작하면 바로 증상이 시작되는 만큼 평소와 다른 통증이 있다면 이미 연골 손상이 시작됐음을 인지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퇴행성 질환이므로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증상, 계속 악화돼 치료가 소용없는 경우 등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관절염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관절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추가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선택의 폭은 넓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 및 중기에는 약물 및 주사치료, 물리치료, PRP 치료 등 보존적 치료와 함께 운동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진 퇴행성 관절염 말기라면 무릎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닳아 없어진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이 시기의 환자들은 대체로 다리가 O자나 X자로 휘어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릎인공관절수술 시 하지 정렬과 변형 각도를 맞추는 것은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환자 개개인의 하지 정렬과 위아래 뼈의 크기, 운동각도 등을 모두 고려한 3D 맞춤형 무릎인공관절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3D 프린터를 통해 인공관절과 수술 도구를 제작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미세하게 다른 관절 모양을 완벽에 가깝게 맞출 수 있다. 그리고 본 수술에 앞서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 수술을 먼저 진행해 불필요한 절삭을 줄이고, 부작용이나 합병증 부담이 적다. 수술 시간 역시 30분 내외로 짧아 감염 위험이 적으며,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다.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 이른 환자의 경우,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병원 선택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또한, 기저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내과와의 협진 시스템이 잘 구축되었는지, 인공관절수술 노하우를 가진 숙련된 정형외과 전문의가 있는지, 체계적인 진료프로세스를 구축한 관절전문병원인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예방과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 가벼운 산책이나 실내 자전거, 수영 등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으로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면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방바닥에 앉는 좌식 생활이나 양반다리, 다리 꼬기 등은 무릎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과체중이라면 체중을 줄여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이 칼럼은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