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시한부 환자 살렸다… 美 연구팀, 최초 돼지 심장 이식

입력 2022.01.11 15:33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팀이 지난 7일 이식 수술에 앞서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메릴랜드 의대 제공

미국에서 말기 심장질환 환자에게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세계 최초로 시행됐다.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는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매릴랜드대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은 지난 7일 환자 동의하에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환자는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시한부 심장질환자였다. 수술 후 사흘째 회복 중이며 이식된 장기는 현재 사람 심장처럼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의료진은 동물 장기 이식의 가장 큰 문제인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없다는 점에서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을 신부전증을 앓는 뇌사 상태 환자에게 이식해 거부반응 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수술 역시 해당 연구에 이어 진행됐다.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P 그리피스 박사는 “박동이 뛰고 있고 혈압이 생기고 있다. 이건 그의 심장”이라며 “심장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고 정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이 단계까지 성공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획기적인 수술로 장기 부족 문제 해결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지만, 세계 최초로 이뤄진 이 수술이 앞으로 환자에게 중요한 새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식에는 돼지 장기 세포의 당(糖) 성분 유전자를 제거하는 등 유전자 10개를 조작한 돼지 심장이 사용됐다. 돼지 장기 세포의 당(糖) 성분은 인체에 이식될 경우 인간 면역체계의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유발한다. 버지니아 생명공학 회사 레비비코르(Revivicor)는 인체 면역체계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3개 유전자와 돼지 심장 조직의 과도한 성장을 초래하는 1개 유전자를 제거했으며, 인체에서 외부 장기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인간 유전자 6개를 돼지 유전체에 삽입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2월 31일 ‘접근 확대’(동정적 사용) 조항을 통해 긴급 수술을 허가했다. 이 조항은 심각한 질환 등으로 생명이 위험한 환자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과 같은 실험적 의약품이나 치료법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번 수술 역시 해당 조항에 의해 시행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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