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한국인 영양] 뇌 연료 '탄수화물', 꼭 먹어야 하는 양은?

입력 2022.01.11 05:00

[한국영양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① 탄수화물
탄수화물, 총 에너지의 55~65%가 적정
뇌 사용·케톤체 생성 막기 위해 최소 日 100g 섭취를

먹을 음식은 풍부해지고, 움직임은 줄고….
한국인의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영양소의 권장 섭취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개정·발간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는 식생활 변화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한국영양학회 영양소 섭취기준 총괄위원장인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권오란 교수는 "이제 영양소 권장 섭취기준이 '영양소 결핍 예방' 목적에서 '만성질환 발생 위험 감소'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에너지나 영양소 섭취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결핍증 예방에 그치지 않고, 과잉 섭취로 인한 건강문제 예방과 더불어 만성질환의 일차적 예방까지 포함하도록 영양소 섭취기준을 설정했다"고 했다.

헬스조선은 한국영양학회와 함께, 달라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가 탄수화물 편이다.

탄수화물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는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탄수화물 섭취기준으로, 총 섭취 에너지 중 탄수화물 비율(에너지 적정 비율)을 55~65%로 설정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탄수화물, 인체에 꼭 필요한 ‘최소 섭취량’ 제정
탄수화물은 체내 에너지를 공급하는 다량 영양소로, 밥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인 식단에서 지질이나 단백질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영양소이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는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탄수화물 섭취기준으로, 총 섭취 에너지 중 탄수화물 비율(에너지 적정 비율)을 55~65%로 설정했다. 최근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으로 인식되면서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는 저탄고지 식단 등이 인기를 끌면서 2020년 처음으로 탄수화물의 평균필요량을 설정했다. 평균 필요량은 인체가 꼭 필요한 ‘최소한의 섭취량’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최소 섭취량은 얼마나 될까? 뇌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포도당량과, 포도당 연료가 없어 지방산 대사로 생기는 ‘케톤체’ 생성이 나타나지 않는 양을 기준으로 삼았다. 뇌는 탄수화물을 주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공복이나 단식 등 포도당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지방산을 연료로 사용한다. 지방산은 완전하게 산화되지 못하고 케톤체를 만들게 된다. 정상 식이를 하는 경우 혈액내 케톤체 양은 0.1 mmol/L로 매우 낮지만, 저탄수화물식이를 하면 건강한 사람은 7–8 mmol/L,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25 mmol/L 이상으로 증가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케톤체가 체내 축적되면 체액이 산성이 되고, 심하면 혼수 상태까지 일으킬 수 있다.

탄수화물 섭취 기준 제정을 주도적으로 한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김우경 교수는 "케톤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탄수화물 섭취량과 뇌 사용량을 고려, 모든 연령에서 1일 100 g을 설정하고 권장섭취량은 1일 130 g으로 설정했다"며 "탄수화물의 평균필요량은 최소 필요량의 개념이지 에너지원으로서 적절한 섭취량에 대한 개념은 아니다"라고 했다.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량은 총 섭취 에너지의 55~65%다.

◇총 에너지의 65% 이상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위험 커져
탄수화물은 에너지 적정 비율을 섭취하지 않으면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관련 국내 연구는 여럿 있다. 성인에서 총 에너지 섭취 중 탄수화물 비율이 65% 이상으로 높은 그룹이 55~65%로 적정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1.185배 높았다. 40~65세 성인의 경우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사증후군이 없는 사람에 비해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았으며,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72%일 때에 비해 52.7%, 64.6%로 낮을 때 대사증후군 위험이 각각 0.77배, 0.89배로 낮아졌다. 사망률과의 관련성은 U자형을 나타낸다.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50~60%일 때 가장 낮은 사망률 위험을 가지며, 이것보다 낮거나 높으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한편,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30% 이하로 낮으면 식이섬유와 미량영양소의 섭취가 적어질 수 있다.

◇살 뺀다는 '저탄고지' 괜찮나?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수년간 유행 중인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저탄수화물식이(low carbohydrate diet)는 탄수화물로부터의 에너지 섭취 비율이 45% 미만인 경우를 말하며, 초저탄수화물식이(very low carbohydrate diet) 또는 케톤식 (ketogenic diet)은 탄수화물로부터의 에너지 섭취 비율이 10~20%다. 하루 100g 이상 섭취해야 하는 탄수화물 최소 섭취량을 20~50g만 섭취할 때도 해당한다. 저탄수화물 식이가 살 빼는 데 도움은 되지만 한계는 있다. 저탄수화물 식이와 고전적인 저지방 식이를 2년간 비교한 결과, 체중 감소의 효과와 관련된 질병의 위험 감소 효과는 유사하다고 보고 됐다. 그러나 최근 11개의 무작위 연구의 메타분석에서 저탄수화물 식이는 체중 감소, 혈액 내 중성지방 감소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 증가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지만, LDL콜레스테롤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김우경 교수는 "저탄수화물식이를 하면 지질의 섭취가 증가하게 되는데, 지질 중에서도 포화지방산의 섭취 증가는 경계해야 한다”며 “아직 초저탄수화물식이에 대한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근거 높은 자료가 없는 것도 한계”라고 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탄수화물 섭취량은 한국인의 경우 총 에너지의 55~65%를 섭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수화물당지수
◇ 곡류, 감자, 과일 통해 당 섭취… 당 지수 고려를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은 곡류, 감자 류, 과일류, 당류 등이다. 탄수화물은 같은 양이라도 혈당을 높이는 정도가 다르다. 이를 당 지수(GI)로 표시를 하는데, 당 지수가 70 이상으로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이 빠르게 증가되고, 인슐린 분비 증가와 체내 지질의 산화가 억제된다. 결과적으로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분비자극을 유도하여 체지방을 증가시킨다. 동맥경화도 가속화된다. 우리나라 성인에서 당지수와 당부하 지수가 높은 식사를 하면 관상동맥 석회화 지수가 높다는 연구도 있다. 탄수화물을 섭취 할 때는 양 뿐만 아니라 당 지수를 고려해 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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